최초입력 2025.04.28 14:08:47
발명의 날 60주년 명예특허 심사 결과 거북선, 측우기 등 14종 특허 등록키로 대동여지도, 우수하지만 특허요건 안 돼
충무공 탄신일인 4월 28일, 이순신 장군이 선물로 특허를 받는다. 이순신 장군이 만든 거북선을 포함한 선조들의 발명품 14종이 명예 특허로 결정됐다.
특허청은 발명의 날 60주년을 맞아 진행한 명예 특허심사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선조 발명가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거북선, 측우기, 금속활자 등 총 15점의 발명품을 심사했고, 최종적으로 14점이 특허를 받게 됐다.
오늘날 특허를 받기 위해서는 신규성, 진보성, 산업상 이용 가능성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이어야 하고, 기존보다 발전된 면이 있어야 하며, 대량생산이 가능해 산업 현장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거북선의 경우 특허 요건을 모두 만족한다는 데 심사관들의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북선의 폐쇄형 구조는 외부 공격으로부터 내부 공간을 보호하고, 상면에는 철판 못을 박아 적군이 선체에 올라타지 못하도록 만든다. ‘세계 최초의 철갑선’으로 신규성을 만족하고, 방어력을 높여 진보성이 있고, 전장에서 활용됐기 때문에 산업상 활용 가능성도 뛰어나다.
측우기, 금속활자, 앙부일구, 거중기 등 널리 알려진 선조들의 발명품 역시 모두 특허를 인정 받았다. 측우기는 단순히 빗물을 모으는 게 아니라, 직경과 높이의 비율을 일정 범위로 한정해 빗물의 증발을 방지하고 바닥에서 튀어오르는 빗물은 막았다. 사선으로 떨어지는 빗물도 담을 수 있어 강우량 측정의 정확도를 이전보다 높였다.
앙부일구도 위치에 상관없이 정확한 시간을 관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 기술보다 진보적이며, 거중기도 고정식 도르래와 이동식 도르래로 무거운 물건을 쉽게 들어올린다는 점에서 기술의 효과가 뛰어났다.
이번 명예특허 심사에서 유일하게 특허를 받지 못한 건 대동여지도다. 심사관들은 대동여지도가 우수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으나, 당시 이미 세계적으로 지도가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었기 때문에 신규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또한 대동여지도 제작 기술이 선행 기술에 비해 차별적인 특징이 없었다는 점도 특허를 받지 못한 이유로 꼽혔다.
김정균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은 “명예 특허 심사를 통해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끊임없이 탐구하고 도전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큰 기술적 진보를 이루었는지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특허를 받는 발명품들은 특허 청구범위와 출원 내용등을 담은 등록특허공보 형태로 키프리스 특허정보검색서비스에 공개될 예정이다. 특허 등록일은 발명의 날 60주년인 다음달 1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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