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다음달 방한한다. 다음달 서울에서 MS가 개최하는 인공지능(AI) 관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방한 일정 중 나델라 CEO는 김영섭 KT 대표를 비롯한 국내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AI 부문 협업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MS에 따르면 MS는 오는 3월 26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인 서울'을 개최한다.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MS의 AI 신기술과 관련 시장 동향을 소개하는 자리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4월에도 한 차례 개최됐지만, 당시 나델라 CEO는 참가하지 않았다. 나델라 CEO는 올해 행사에서는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최근 급속도로 발전한 AI가 아태 지역 등 글로벌 전역에서 사람들의 생활과 업무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토마스 돔케 깃허브 CEO 등도 방한해 주요 세션과 워크숍을 진행할 계획이다.
나델라 CEO의 방한은 2022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 스포트라이트 온 코리아' 행사에 참석한 지 2년여 만이다. 당시 나델라 CEO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과 만나 협업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방한 때도 나델라 CEO가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을 찾아 AI 분야 파트너십을 협의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AI 사업을 위해 손잡은 KT와 추가적인 협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MS는 KT와 AI 사업 부문에서 한국 특화 AI 솔루션과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X(인공지능 전환) 전문기업 설립 등을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한 사업 협력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두 회사의 투자 규모는 총 2조4000억원에 달한다.
MS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AI 에이전트 '코파일럿'을 국내 주요 기업에 도입하기 위한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MS는 자체 행사인 '이그나이트 2024'에서 'AI 에이전트 시대를 열겠다'며 기업용 신규 AI 에이전트와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행사에서 MS의 새로운 서비스 및 상품을 공개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서울에서 개최한 직전 행사에서 MS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의 한국어 버전을 소개한 바 있다.
나델라 CEO의 방한은 최근 MS가 추진 중인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MS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CSAP) '하' 등급 인증을 획득했다. 이 등급을 취득하면 정보 중요도가 떨어지는 공공 업무 시스템 시장에는 진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경쟁사인 구글이 같은 '하' 등급을 받은 데 이어 오라클은 이보다 상위 등급 획득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인 만큼, CEO 방한을 계기로 MS가 지금보다 한층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CEO에 이어 나델라 CEO까지 방한하는 등 글로벌 주요 빅테크 수장들이 잇달아 한국을 찾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글로벌 AI 경쟁 구도에서 한국이 중요한 거점으로 인식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