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9 10:59:19
소속사 대표의 강제추행을 주장하는 걸그룹 멤버의 모친이 딸의 피해를 언급하며 눈물을 쏟았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143엔터테인먼트 대표 A씨의 소속 아이돌 멤버 강제추행 고소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문화연대 김재상 사무처장, 법무법인 정인 문효정 변호사,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김영민 센터장, 피해자 어머니, 전 143엔터 허유정 A&R팀장, 활동가 정치하는엄마들 이민경 씨 등이 참석했다.
먼저 피해자 모친은 “제 딸은 어렸을 때부터 아이돌을 꿈 꿨고, 그 꿈을 이루는 순간 진심으로 행복해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생기를 잃어갔다. A씨는 상담을 명목으로 멤버들을 한 명씩 불러 이간질을 했고, 멤버들이 서로를 감시하는 상황이 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도 엄마인 저는 ‘네가 원해서 시작한 일 아니냐’고 다그쳤다. 아이의 미래에 피해가 갈까 ‘너를 친딸 같이 예뻐하는 것’이라며 달랬다. 초반에는 가벼운 신체접촉이었지만,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심해졌다. 아이가 A씨에게 ‘이제 내 몸을 그만 터치하라’고 하자, A씨는 업무상 불이익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사건이 터졌다”며 눈물을 쏟았다.
모친은 “아이의 이야기를 들은 순간 저는 진심으로 제가 죄인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번의 구조 신호에도 저는 듣지 않았고, 제가 눈과 귀를 닫은 순간 제 아이는 상상도 못할 일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그룹 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신고도 않고 A씨에게 각서를 하나 받아냈다. 하지만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던 A씨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아이는 결국 무너졌다”라고 말했다.
그때 ‘사건반장’에서 피해자의 녹취가 방송됐다고 했다.
모친은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을 143엔터에 걸었는데 아이가 이제 뭘 해야 할지 막막해졌다. 아이돌 활동도 A씨의 사과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요구할 수 있는 것은 합의뿐이었다. 아이가 공부할 수 있는 기반이라도 마련해주고 싶어서 대표에게 합의금을 달라고 했다.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A씨는 죄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합의금을 단칼에 거절했고 ‘피해자가 다칠 텐데 괜찮겠냐’는 협박의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그 후 아이의 그룹 탈퇴 기사가 나왔고, 전속계약은 유효하다는 기사도 함께 나왔다”라고 밝혔다.
모친은 “제 딸은 그룹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 했다. 그 소망을 지켜주고 싶었는데...저는 우리 딸에게 영원히 죄인이다.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 하에 미련하게 대응해서 아이를 더 깊은 어둠에 몰아넣었다. 이제는 진짜 아이를 지키고 싶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아이다. 아이가 지고 있는 짐을 덜어주고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이런 사람은 업계에서 반드시 퇴출돼야 하고, 반드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의 강제추행 의혹은 지난해 11월 JTBC ‘사건반장’ 측이 A씨가 걸그룹 멤버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을 보도하며 처음 알려졌다.
당시 A씨는 ‘사건반장’ 측에 “해당 멤버가 ‘팀에서 계속 활동하게 해 달라. 일일 여자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먼저 제안했고, 영화도 먼저 보여 달라고 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143엔터 측 역시 “방송에서 언급된 멤버와 대표 사이에는 어떠한 성추행, 기타 위력에 의한 성적 접촉이 없었으며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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