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4 17:01:20
레전드의 귀환은 말이 필요 없다.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배우 김혜자는 단 2회 만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19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80세의 모습으로 천국에 도착한 이해숙(김혜자 분)이 30대 모습으로 젊어진 남편 고낙준(손석구 분)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현생 초월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수많은 이들의 인생 드라마로 꼽히는 JTBC ‘눈이 부시게’의 김석윤 감독과 이남규, 김수진 작가가 다시 의기투합했다. ‘눈이 부시게’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혜자, 한지민, 이정은도 합류해 다시 한번 레전드 드라마 탄생을 예고했다.
완벽한 작감배(작가, 감독, 배우)의 합은 방송 초반부터 빛났다. 첫 방송부터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한 것.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첫 회 5.8%(전국 유료가구 기준), 2회 6.1%로 상승하며 이틀 연속 비지상파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화제성면에서도 인상적인 기록을 내고 있다. 화제성 조사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에 따르면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4월 3주차 드라마 화제성 부문 4위에 올랐다.
김석윤 감독이 이 작품을 ‘김혜자 프로젝트’라고 말한 이유는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이후 3년 만에 TV로 돌아온 김혜자의 열연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해숙은 “당신은 지금이 제일 예쁘다”는 남편의 말을 기억하며 80세의 모습으로 천국에 간다. 그러나 천국에서 만난 남편은 그 말을 기억하지 못한 채, 30대의 젊은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해숙 역을 맡은 김혜자는 남편 낙준 역을 맡은 손석구와 자연스러운 부부 호흡으로 시선을 끌었다.
천국이라는 비일상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지만, 김혜자의 연기력이 모든 것을 설득력 있게 만들었다. 김혜자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 반가움, 서운함, 애정 등 해숙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김혜자 픽’인 손석구는 아내 바라기인 사랑꾼 고낙준 역을 맡아 김혜자와 부부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1961년 데뷔한 김혜자와 2017년 데뷔한 손석구는 데뷔 연차만 봐도 무려 56년 차다. 대선배 김혜자와의 로맨스 연기는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손석구는 장난기 넘치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나이 차를 뛰어넘는 현실 부부 같은 케미를 완성했다.
방송 이후 SNS에서 화제가 된 또 다른 요소는 반려동물의 등장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은 이별의 순간을 ‘무지개 다리를 건넌다’고 말한다. 반려동물이 무지개 다리 너머에서 주인을 기다리다가 언젠가 다시 만난다는 뜻을 내포한다.
이런 가운데 방송에서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강아지들의 모습과, 해숙의 곁을 맴돌며 자신을 알아봐 주길 바라는 고양이 쏘냐(최희진 분)의 등장이 반려동물 집사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김혜자는 제작발표회에서 “어쩌면 이게…. 실제적으로도, 나이나 모든 걸 생각하면 저의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은퇴를 예고한 바 있다. 하고픈 것도, 관심도 연기밖에 없다는 64년 차 배우 김혜자가 연기 인생 마침표로 남길 ‘인생작’이 어떻게 완성되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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