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25 07:53:59
배우 김희라가 78세의 나이에 출가를 결심했다. 수십 년 간의 화려한 연예계 생활과 그 속에서 저질렀던 크고 작은 죄들을 속죄하고자, 이제는 법기 스님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24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56년간 연예계에서 활동한 김희라가 출가 후 승복을 입고 살아가는 모습을 공개했다. “지금껏 죄지은 길을 전부 다 속죄하려고 출가했다”는 그의 한마디는 오랜 세월 쌓인 무게감을 고스란히 전했다.
3월 23일 삭발 수계를 받은 김희라는 ”이제는 속세의 이름도 버리고, 법기 스님으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옷장에 걸린 옷들을 정리하는 모습에서는 승복 외엔 입을 옷도 남기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다. 하지만 “200만 원짜리 옷은 빼놔라”는 한 마디에, 평생을 관통한 그의 인간적인 유머도 그대로였다.
그가 스님이 되기로 결심한 데에는, 과거의 외도와 숱한 사업 실패, 건강 악화 등으로 고통받은 아내에 대한 속죄의 의미가 크다. 배우 한지일은 “너무 많은 잘못을 했기에 스님이 된 것 같다”고 말했고, 김희라는 고개를 숙이며 “온 인류에게 나 같은 인간이 되지 말라고 알릴 것”이라고 고백했다.
김희라는 아내와 12년간 떨어져 지낸 동안, 상의도 없이 사업을 벌이고 외도까지 반복했다. 아내 김수연은 “사랑한다고 말하면 옆에 누가 있었는지 ‘어, 어’ 하며 받기 바빴다. 너무 많았다. 죽을 만큼 힘들었다”고 눈물을 보였다.
그는 뇌졸중으로 쓰러지며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아내는 단숨에 미국에서 날아와 김희라를 간호했고, 그렇게 함께 한 삶 끝에 아내의 권유로 출가까지 하게 된 것. 절에 들어가 남편을 돕는 아내는 “법기 스님보다 제가 선배다”라며, 스스로도 수계를 받은 출가자라고 밝혔다.
‘여자, 술, 담배 다 해봤다’는 김희라. 그가 내린 결론은 ‘모든 것을 비우고 속죄하는 삶’이었다. 김희라는 “지우개가 있다면 인생을 지우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가 시작한 새로운 길은 어쩌면 진짜 용서를 향한 첫 걸음일지도 모른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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