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면서 은행 예금금리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년 만기 예금 상품 중에 3%대 금리를 주는 상품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반면 다음달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를 앞두고 은행들이 미리 가계대출 증가세에 제동을 걸며 대출금리는 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의 경직적인 가계부채 규제로 대출금리는 내리지 못하는데, 예금금리만 빠르게 떨어지며 서민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9일부터 거치식 예금상품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내린다. 한은이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자 이에 맞춰 예금금리를 낮춘 것이다.
계약기간이 36개월 이상인 일반정기예금 금리는 2.4%에서 2.2%로 내린다. 1~2년짜리 KB Star 정기예금은 2.4%에서 2.15%로 바뀐다.
IBK기업은행은 9일부터 정기예금, 정기적금(적립식 예금) 등 17개 상품 기본금리를 0.20~0.25%포인트 내린다. 하나은행은 지난 5일부터 주택청약예금 금리를 2.4%에서 2.1%로 0.3%포인트 끌어내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년 만기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가중평균 금리는 4월 기준 2.73%로 2022년 6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7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2.50~2.85%로 집계됐다. 한 달 새 3%대 금리의 상품은 일제히 자취를 감췄다.
문제는 예금금리는 떨어지는데 대출금리는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일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7%포인트 올렸다. 'KB스타 아파트담보대출' 금리 하단을 3.7%에서 3.87%로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변동금리형과 주기형(5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6%포인트 상향했고, 케이뱅크도 지난 2일 아파트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29%포인트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