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2 19:28:01
‘치매머니’ 상품 내놓는 은행들 2050년엔 488조원 규모 추정 신한, 생보∙치매보험 가입 연계 시니어용 카드로 전용 혜택과 이상거래 감지 통지 개발 예정 하나, 유언대용 신탁상품 제공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이른바 ‘치매머니’ 공략을 위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치매머니란 치매환자가 보유한 소득·자산을 뜻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124만여 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154조원에 달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토탈 종합재산신탁’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에 은행들은 사후 재산 관리에 방점을 찍은 유언대용신탁 상품에 집중했으나 신한은행이 내놓은 상품은 건강할 때는 물론이고 치매 발병 등 건강이 나빠졌을 때를 대비한 서비스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그룹 내 생명보험사, 카드사뿐만 아니라 외부 기업 등과 연계한 서비스를 보강했다.
구체적으로 고객이 건강할 때는 신한라이프를 통해 생명보험과 치매보험 가입을 연계해준다. 신한카드와는 고령자 전용 혜택과 치매 발병 시 이상 거래를 감지해 통지하는 시니어용 카드를 개발할 예정이다. 건강할 때부터 보험 가입을 통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시니어용 카드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셈이다.
또 건강이 나빠졌을 때를 대비해 신한라이프케어의 데이케어센터, 요양원, 실버타운 가입 연계를 지원한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기업과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령자·치매 고객의 가사와 요양을 지원하는 로봇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연내 출시될 예정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렌탈이나 구매 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상조회사와 제휴해 사망 이후 장례 절차까지 지원하는 등 복합적 지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 위주로 이뤄졌던 신탁 서비스 고객군을 일반 대중으로 확장하고, 젊은 나이부터 노후 생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투자 운용 기간 장기화와 다양화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들은 보유 자산별로 상속비율을 세분화해 설정할 수 있고, 생전 지급 플랜과 사후 지급 플랜을 통해 건강 악화 시점에 필요한 자금을 미리 설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들은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다양한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 리빙트러스트’를 통해 일반형과 고객 맞춤형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KB위대한 유산’과 ‘우리내리사랑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운용 중이다. 유언대용신탁은 재산을 맡긴 위탁자가 생전에는 자신의 의지로 재산을 관리하다가, 사후에는 정해놓은 수익자에게 재산을 승계해주는 금융 상품으로, 복잡한 상속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치매머니 규모는 2050년 48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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