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농장서 AI 첫 발생 15일 선적분부터 수입 금지 순살치킨·닭강정 주로 사용 중소 치킨브랜드 가격 오를듯 농림부 19일 긴급 간담회 개최 자급률 83%로 영향 제한적
전 세계 최대 닭고기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하며 공급 부족에 따른 '치킨 쇼크'가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도 즉시 브라질산 닭고기와 계란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일부 닭고기 가공식품에 대해 가격 인상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닭고기 국내 자급률이 80%에 이르는 만큼 전반적인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7일 브라질산 닭고기, 식용란 등 가금육과 가금생산물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수입 금지 조치는 지난 15일 선적분부터 적용된다. 수입 금지일 전 14일 이내에 선적돼 국내에 도착하는 물량의 경우 HPAI 검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브라질 농축식품공급부(MAPA)가 종계 농장에서 HPAI의 발생을 확인한 데 따른 것이다. 브라질 정부는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종계가 폐사하자 연방정부 실험실에서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15일 H5N1형 HPAI 양성이 확진됐다. 브라질 가금 사육 농장에서 HPAI가 발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금지 조치로 인해 치킨 등 닭고기를 사용한 제품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닭고기 수입 물량 중 브라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8%에 달했다. 냉동육으로 수입되는 브라질산 닭고기는 주로 순살 치킨 등에 사용된다. 특히 닭강정이나 일부 중소 치킨 브랜드, 외식업체에서는 브라질산 닭고기를 일부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산 닭고기 가격은 국내산보다 절반 또는 3분의 1 정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편의점 치킨 등에도 브라질산 닭고기가 쓰인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관련 현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공급 이슈나 가격 인상 등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금지가 국내 닭고기 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수입산 닭고기에서는 브라질산 비중이 높긴 하지만 전체 시장에서 국내 닭고기 자급률이 80%를 웃돌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농업전망 2025'에서 추정한 지난해 닭고기 자급률은 83.3%에 이른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국내산 닭을 사용하고 있어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BHC 관계자는 "과거 조류인플루엔자로 국내산 순살 원료육 수급이 불안정했던 시기에 일시적으로 불가피하게 일부 순살 메뉴에 한해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했다"며 "이후 빠르게 국내산으로 전환해 현재까지는 전량 국내산만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BBQ도 대다수 메뉴를 국내산 닭고기로 만든다고 강조했다. 교촌치킨은 국내산과 태국산 닭고기를 사용하고 있다. 정부는 19일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해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상황 점검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