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트페어 '키아프 서울' 내달 3일 코엑스서 개막 20여개국 176개 화랑 참여 피카소부터 호크니까지 세기의 걸작들 한자리에 신진 작가·갤러리도 조명 韓日 수교 60주년 기념해 공동 기획한 특별전 눈길 명동·광화문 도심 곳곳선 대형 미디어아트 동시상영
시에 쿤 'Ride the waves'. EGG 갤러리
오는 9월 서울을 세계적인 미술 도시로 바꿀 '키아프(Kiaf) 서울'이 돌아온다.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 장터인 키아프 서울은 해외의 역량 있는 신진 갤러리들을 새롭게 영입하면서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해는 서울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로 탈바꿈시키는 대형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도 마련돼 더욱 기대를 모은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키아프 서울은 오는 9월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1층 홀 A·B와 그랜드볼룸, 2층 더플라츠에서 열린다. 올해 아트페어의 주제는 '공진(Resonance)'이다. 예술의 회복력과 공명의 힘을 통해 미술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협력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확대하는 게 목표다.
앙드레 마송 'Femme surprise'. 디(DIE) 갤러리
이번 키아프 서울에는 세계 20여 개국 176개 갤러리(화랑)가 참여한다. 이 가운데 해외 갤러리는 전체의 3분의 1 수준인 53곳에 달한다. 여기에는 중국 탕 컨템퍼러리 아트와 이탈리아 프리모 마렐라 갤러리, 독일 갤러리 징크를 비롯해 미국 선다람 타고르 갤러리, 일본 화이트스톤 갤러리, 대만 아르테민 갤러리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갤러리가 대거 포함됐다. 국내에서도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가나아트, 학고재, 조현화랑, 선화랑, 우손갤러리 등 주요 갤러리들이 나란히 참가한다.
이성훈 키아프 운영위원장(한국화랑협회장·선화랑 대표)은 "키아프 서울은 지난 2년간 전시 공간 확대와 참가 갤러리 수 증가를 통해 외형적 성장을 도모해왔다"며 "올해부터는 단순한 규모의 확장을 넘어 참여 갤러리의 수준과 전시 콘텐츠의 완성도에 집중해 더욱 완성도 높은 아트페어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품작의 매체와 장르는 회화, 조각부터 미디어아트,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올해 새롭게 키아프 서울에 합류한 갤러리도 22곳이나 된다. 유럽 중견 갤러리로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31명의 전속 작가를 두고 있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프리모 마렐라 갤러리도 그중 하나다. 그 밖에 홍콩의 아트 오브 네이처 컨템퍼러리, 일본 도쿄의 하이드 갤러리, 러시아 모스크바의 시스테마 갤러리, 대만 타이베이의 아르테민 갤러리와 태국 방콕의 넘버1 갤러리, 중국 상하이의 아치 갤러리, 프랑스 파리의 더 브리지 갤러리 등 다양한 도시의 젊은 갤러리들이 떠오르는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키아프 서울에서는 20·21세기를 대표하는 미술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서 깊은 화랑인 디(DIE) 갤러리는 파블로 피카소와 앙드레 마송, 마리노 마리니, 피에르 알레친스키 등 거장을 포함한 작가 12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앙드레 마송의 1932년 작 'Femme surprise'가 대표적이다. 또 이정갤러리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을 출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 작품도 두루 출품된다. 올해 개관 55주년을 맞아 특별전을 열었던 갤러리현대는 김창열, 정상화, 이승택, 이건용, 이강소 등 갤러리와 인연이 깊은 거장들의 작품을 펼친다. 국제갤러리는 스위스의 세계적인 작가 우고 론디노네의 신작 'small orange yellow silver mountain'(2025년) 등을 선보인다. 조현화랑 역시 박서보, 이배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학고재는 장승택, 강요배, 박종규, 박영하 등 중견 작가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잭 카반구 'The Cold In The Congo'. THEO
신진 작가와 갤러리를 위한 기획 섹션으로 2022년 출범한 '키아프 서울 플러스(PLUS)'는 실험적인 태도와 독립적인 감각을 지닌 젊은 갤러리들을 조명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한국의 띠오(THEO), 라흰, 윤선 갤러리와 일본 도쿄의 쓰타야북스, 프랑스 파리의 마트(MAAT) 갤러리, 미국 뉴욕의 사라크라운 등이 참여한다. 일례로 띠오는 아프리카의 전통적인 요소와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하는 잠비아 출신의 1996년생 작가 잭 카반구의 'The Cold In The Congo'(2023년) 등을 내놓는다.
단일 작가를 집중 소개하는 솔로 부스들도 눈길을 끈다. 스위스 제네바의 사진 특화 갤러리인 윈도 포틴은 한국의 젊은 사진작가인 고아라의 몽환적인 작품들로 부스를 꾸민다. 홍콩의 가이아 아트 스페이스는 회화와 조각, 퍼포먼스 등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덴마크의 비주얼 아티스트 미카엘 크비움의 작품 세계를 펼칠 예정이다. 그 밖에 타이베이 V&E 아트는 프랑스의 사진작가 토마 드보를,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오&메나카(RIO & MENAKA)는 스페인 화가 아나 바리가를 소개한다.
이피재 'The Easter Sacrament Of Frying Shipwrecked Castaways On A Birld Larger Than An Island'. 아트스페이스3
올해 키아프 서울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특별전이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양국 큐레이터가 공동 기획한 '리버스 캐비닛'은 수집과 진열이라는 미술의 문법을 중심으로 컬렉션이 지닌 힘을 탐구한다. 키아프 서울은 서울시의 도심형 전시 플랫폼인 미디어아트 서울(MediaArt SEOUL)과 협력해 대형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도 선보인다. 전시는 오는 9월 1일부터 19일까지 매 시각 신세계스퀘어, 아뜰리에 광화, 해치마당 미디어월 등 서울 도심 주요 거점에서 동시에 상영된다.
한편 한국화랑협회는 지난달 3일 역량 있는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는 '2025 키아프 하이라이트'의 세미파이널에 오른 작가 10인을 공개했다. 세미파이널에 오른 작가는 △김아라(김리아갤러리) △김정인(라흰) △무나씨(에브리데이몬데이) △박그림(띠오) △박노완(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이동훈(갤러리 SP) △조은시(갤러리 밈) △홍세진(갤러리 플래닛) △지오프리 피통(마트 갤러리) △유 시아오(루시 창 파인 아트)다.
이들은 키아프 서울에 참가하는 갤러리들이 각 1인의 작가를 추천하고, 미술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파이널리스트 3인은 아트페어 기간 중 현장 심사를 통해 선정되며 각 작가에게는 공동 주최사 코엑스의 후원으로 10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