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4.19 20:11:34
어떤 이는 여행하며 먹는 것은 살이 안찐다고 합니다. 특별한 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먹는 것에 칼로리가 ‘0’으로 수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겁니다.
여책저책은 ‘미식의 천국’이라 불리는 홍콩에서 맛집만 무려 100곳을 엄선해 소개하는 책 ‘홍콩백끼’를 전합니다.
중식계의 대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중식당 진진의 왕육성 셰프는 이 책을 옆구리에 끼고 다시 홍콩에 가보고 싶어졌다는 후한 평가를 내렸다. 이야기도 맛깔나고, 사진 역시 먹음직스럽다면서 말이다. 중앙일보 레저팀장을 맡고 있는 손민호와 같은 회사에서 역시 여행기자로 살아가고 있는 백종현, 두 사람이 홍콩 미식을 탐구한 결과물을 ‘홍콩백끼’라는 이름의 책으로 냈다.
제목만 보고도 알 수 있듯 최소 100곳의 맛집을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백 기자가 자신의 소개글에 언급한 내용만 봐도 취재에 들인 공이 느껴진다. 그는 매일 1만5000보를 걷고, 1600장 이상의 사진을 찍으며 한 달간 홍콩 전체를 누볐다고 했다. 하루 평균 예닐곱 끼를 맛보는 것도 부지기수였다.
실제로 ‘홍콩백끼’ 프로젝트에 들인 시간은 50여일. 방문한 식당 역시 130곳이 넘는다. 국내 중식 최초 미쉐린 스타 셰프 왕육성,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 펜화가 안충기, 사진기자 권혁재 등 각 분야 전문가들도 동참했다. 그들과 맛본 홍콩 음식만 500가지 이상이다.
책에 담긴 모든 음식 사진과 거리 풍경은 현지에서 직접 촬영한 고퀄리티 화보로 구성했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홍콩의 생생한 감성을 전한다. 소개된 모든 맛집 정보에는 구글맵(Google Maps)과 연동되는 QR코드를 수록해 독자들은 식당 정보를 스마트폰에 손쉽게 저장하고 여행 중 바로 활용할 수 있다. 파트별 시작 페이지마다 삽입된 QR코드를 스캔하면, 100곳의 맛집이 정리된 구글맵 리스트로 연결된다.
때문에 ‘홍콩백끼’는 미식 가이드북인 동시에 홍콩의 삶과 문화를 들여다보는 책이다. 차찬텡(茶餐廳)에서는 외식 문화의 배경을, 길거리 음식에서는 도시의 생명력을, 미쉐린 파인다이닝에서는 홍콩 미식의 정점을 엿볼 수 있다.
책은 총 3부로 나뉜다. 일상의 음식에서 파인다이닝까지, 먹거리에서 홍콩 영화 명소까지 넓게 아우른다. 딤섬 하나에도 200가지 종류가 있고, 하가우의 투명도를 보고 맛을 가늠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 홍콩은 음식에 진심인 도시다.
저자들은 먹는 이야기 너머, 홍콩의 외식 문화, 도시 구조, 젊은 세대의 취향, 그리고 역사를 끌어안은 노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풀어냈다. 차찬텡을 통해 집밥이 사라진 사회 구조를 이해하고, 다이파이동에서 길거리 문화의 활기를 읽으며, 골목 미쉐린 식당에서 진짜 홍콩을 만난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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