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적 인기를 끈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출연자들의 부정적 모습을 부각해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빌런 마케팅'을 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경연에서 부적절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목된 출연자들이 인신공격까지 받으면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고질적 특징으로 자리 잡은 '빌런 마케팅'이 글로벌 OTT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흑백요리사'에서 우승해 3억원을 차지한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30)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어린 나이가 아님에도 어리게 행동하고 생각했다"며 사과 글을 올렸다.
그는 에드워드 리, 트리플 스타, 요리하는 돌아이 등 출연자들을 언급하며 "마지막에 이 세 분이 남았을 때 모두 이기기 힘든 상대라고 생각했고, 위축되지 않기 위해 더 허세를 부렸다"고 토로했다.
권씨는 8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마지막 경연에서 상대 에드워드 리(52)에게 "잘근잘근 밟아버리겠다"고 말하는 등 불손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일었다. 팀별 경연에서 동료들과 자주 의견 충돌을 하는 모습을 보여 '빌런'으로 낙인찍힌 출연자 선경 롱게스트도 사이버불링(온라인상 집단 괴롭힘) 피해를 호소했다.
그는 자신이 SNS에 "지난주 화요일(9월 24일) 이후 지속적으로 악플(악성 댓글)을 받고 있다. 단 한 개의 동영상에 8000개의 댓글이 달렸다"며 "이게 사이버불링이 아니라고 정당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고 적었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빌런'으로 낙인찍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연 '슈퍼스타 K'부터 최근 방영되는 짝짓기 프로그램 '나는 솔로'까지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특정 출연자가 '빌런'이 돼 방송 안팎에서 조리돌림을 당하는 행태가 반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