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울살이도 넉 달째에 접어든다. 한국 발령과 함께 이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후, 이 도시는 매일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서울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다이내믹'이었다. 만약 도시에도 심장이 있다면, 서울의 심장박동은 분명 빠르고 힘차게 뛰고 있을 것이다.
노보노디스크 본사가 있는 덴마크 코펜하겐은 서울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덴마크어로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을 뜻하는 '휘게(Hygge)'가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도심 곳곳을 가로지르는 자전거도로를 따라 시민들은 여유롭게 페달을 밟고, 짙은 녹음 속에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자연스럽게 실천한다.
하지만 코펜하겐이 처음부터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한때는 시민 3명 중 1명이 과체중이었고, 만성질환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시민단체, 학계, 기업이 손을 맞잡고 약 10년에 걸쳐 도시를 재구성해 나갔으며, 그 결과 지금의 '건강 도시'로 탈바꿈했다. 코펜하겐은 도시라는 거대한 생태계가 협력으로 인해 얼마나 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건강이라는 측면에서 서울은 어떨까. 대한당뇨병학회의 2024 당뇨병 팩트시트에 의하면 한국 65세 이상 당뇨병 인구수는 10년 새 두 배 가까이 치솟았고, 환자의 81%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성인 10명 중 4명이 이미 비만으로 합병증 위험에 노출돼 있다. 급속한 고령화와 더불어 염려할 만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건강한 도시를 향한 서울의 노력은 이미 시작됐다. 2019년 '도시 당뇨병 줄이기 프로젝트' 이후 서울시와 특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노보노디스크도 최근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주한덴마크대사관과 손잡고 '도시 건강 개선 프로젝트(Cities for Better Health·CBH)'를 론칭하며 서울시의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CBH는 코펜하겐, 휴스턴, 베이징, 베를린, 마드리드 등 전 세계 51개 도시의 300여 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전 세계 인구의 약 7%에 해당하는 2억5000만명가량이 이 프로젝트의 영향권에 들어와 있다. 각 도시들은 국제 웨비나와 글로벌 서밋, 뉴스레터 등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며 협업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서울 프로젝트는 특히 당뇨병과 비만으로 인해 건강한 생활을 누리기 어려운 취약 계층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뒀다. 민관학이 연계해 서울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 불평등 지표, 사회·환경적 위험 요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함께 만들어낼 준비를 마쳤다.
노보노디스크도 단순히 의약품을 공급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도시 생태계의 책임감 있는 구성원으로서 시민들이 건강한 삶의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하려 한다.
도시는 하나의 유기체다. 그 안에 사는 모두가 조건이나 배경에 관계없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비로소 지속가능한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다. CBH 프로젝트가 서울의 건강 지수를 한층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돼 서울의 심장박동이 더욱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리듬을 유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