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용 국채가 처음 소개됐을 당시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생소함 그 자체였다. 국채는 전통적인 안전자산이지만 이를 직접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국채시장은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운영돼왔고, 제도 도입 전까지만 해도 개인이 직접 보유한 국채 비중은 전체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점증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실질금리를 고려한 자산 보호의 필요성과 안전한 장기 투자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개인의 눈높이에서도 국채는 점차 현실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것이 '개인투자용 국채'다.
2023년 정부는 '국채법' 등을 개정하고, 국채시장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첫 단추로 개인투자용 국채를 마련했다. 복리이자 지급, 분리과세를 통한 절세 혜택, 간편한 청약 방식 등 다양한 투자자 친화 요소를 갖추고 있어 소액부터 목돈까지 자녀 학자금, 은퇴자금 마련 등 중장기 자산 형성 수단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도입됐다.
예탁결제원은 개인투자용 국채의 전자등록기관이자 사무처리기관으로서 제도 출범 초기부터 적극 참여해왔다. 2024년 5월 사무처리 시스템을 구축해 발행·상환을 위한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해 투자계산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특히 2025년 3월부터는 5년물 상품이 추가돼 투자자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5년물 첫 청약 경쟁률이 1.92대1로 초과 청약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현재까지 개인투자용 국채는 누적 22종목, 약 1조1151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제도 시행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관심과 투자자가 체감하는 매력도가 아주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정기 자동 청약 서비스 등을 활용해 매월 소액(10만원 이상~300만원 이하 청약 시 우선 배정)을 장기로 적금처럼 납입하면 첫 만기 도래 이후 순차적으로 매월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매달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생기는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연금'이 되는 셈이다. 복리로 이자가 지급되며 2억원까지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과 절세 측면에서 더 유리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제도가 이미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시리즈I 국채'는 인플레이션 연동 이자를 제공하며 온라인으로 직접 청약이 가능하다. 싱가포르의 '저축국채(SSB)' 역시 매달 소액 단위로 발행돼 시민들이 은퇴 준비 수단으로 활용한다. 한국도 단순히 국가재정 조달 수단을 넘어서 국민 자산 형성 지원 수단으로 국채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이제 첫발을 뗀 제도지만 개인투자용 국채는 국민 누구나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누리며, 중장기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실질적 가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랏돈'과 '내 돈'을 잇는 새로운 다리, 예탁결제원은 그 다리를 보강해나가는 역할을 맡았다. 예탁결제원은 앞으로도 많은 국민이 개인투자용 국채를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서비스를 지속 보완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