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7.11 14:12:55
무더위 속 때아닌 ‘콜록콜록’
낮 최고 온도가 38도까지 오르는 등 7월부터 무더위가 기승이다. 도저히 에어컨 없는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하지만 에어컨을 많이 쐬면 목이 칼칼하거나 코가 막히고 면역력이 약해지고 근육통까지 생긴다. 냉방병의 증상이다. 냉방병은 의학적으로 분류하는 정식 질병은 아니다. 냉방 중인 실내에서 오랜 시간 머물 때 인체가 제대로 적응을 못해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통칭한다.
증상은 다양하다. 냉방기를 계속 가동하면 실내 습도가 낮아져 호흡기 점막을 건조하게 만든다. 그래서 기침도 나오는 등 얼핏 보면 감기 증상과 유사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오한이 나고 두통과 어지럼증까지 생긴다. 온도 차에 따른 혈류 변화로 얼굴과 손발이 갑자기 차갑게 느껴지거나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한다.
냉방병 원인은 과도한 실내외 온도 차이다. 무더운 바깥 날씨와 다른 실내 냉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말초혈관이 급격한 수축을 일으키면서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자율신경계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당연히 실내외 온도 차를 줄이는 게 예방법이다. 대한의사협회의 권고는 5~7도 이내다. 우리 신체가 온도 변화에 알맞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5~7도 정도이기 때문이다. 다만 요즘처럼 38도까지 치솟는 더위에는 무의미한 조언이다. 이 경우에는 실내 온도를 26~28도 정도로 설정하고 바람 방향을 천장 등으로 조절해 직접 바람을 맞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주기적인 환기도 중요하다. 보통 냉방기를 한 시간 정도 가동하면 습도가 30~40%까지 내려간다. 일반적으로 적정 습도는 40~60%로 본다.
폐렴 유발 레지오넬라균 주의
에어컨 사용시 냉방병만큼이나 주의해야 할 게 ‘레지오넬라증’이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아무리 더워도 ‘위생’을 후순위로 미룬 채 에어컨을 작동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레지오넬라균이 에어컨 바람을 타고 사람 호흡기에 들어와 ‘레지오넬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레지오넬라균은 물만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든 존재할 수 있다. 특히 관리가 안 된 냉각탑수나 에어컨 등에 잠복해 있다가 작은 물방울 형태로 공기 중에 퍼진다.
일반적인 냉방병은 시간이 좀 지나거나 약을 복용하면 대부분 나아진다. 하지만 ‘레지오넬라증’은 다르다. 세균성 냉방병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폐렴이나 신부전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냉방병 증상이 1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레지오넬라증은 독감형과 폐렴형으로 나뉜다. 독감형은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1주일 이내 호전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폐렴형은 얘기가 다르다. 주로 흡연자나 면역 저하자에게 발생하는데 증세가 심하다. 마른기침은 물론이고 고열, 근육통, 호흡 곤란 등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의식장애’까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호흡 곤란 또는 심한 독감 증상이 발생하면 곧바로 병·의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진단 결과 폐렴형 레지오넬라증으로 나타나면 항생제를 투약해야 한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8호 (2025.07.16~07.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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