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화성동탄점 등 15곳 임대료 조정 안돼 순차 폐점 전직원대상 무급휴직제 시행 노조 "MBK가 회사 쥐어짜"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개시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자금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임대료 조정 협상에 진전이 없는 15개 점포에 대해 차례로 폐점을 진행하고 본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제도를 시행하는 등 고강도 자구책 시행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13일 전사적인 긴급 생존경영 체제에 돌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홈플러스는 향후 인가 전 인수·합병(M&A)이 성사될 때까지 자금 압박을 완화하고 회생 기반을 다지기 위해 전면적인 자구책 시행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M&A 성사까지 자금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68개 임대 점포 가운데 임대료 조정 협상에 진전이 없는 15개 점포에 대해 순차적 폐점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상이 된 점포는 시흥점, 가양점, 일산점, 계산점, 안산고잔점, 수원 원천점, 화성동탄점, 천안신방점, 문화점, 전주완산점, 동촌점, 장림점, 부산 감만점, 울산북구점, 울산남구점 등이다.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점포는 125개이며 이 가운데 회생 이전에 8곳의 폐점이 결정됐고, 이날 15개 점포 폐점을 발표함에 따라 모두 23개가 사라지게 된다. 125개가 102개로 줄어드는 셈이다.
또 다음달 1일부로 본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직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올해 3월부터 시행 중인 임원 급여 일부 반납 또한 회생 성공 시까지 연장해서 실시하기로 했다.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이날 전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인가 전 M&A를 통한 회생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라며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최후의 생존경영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이번 자구책 시행에 있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난 3월 4일 회생절차 개시 이후 현재까지 전국 전 매장에서 정상적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전 임직원의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회생 개시 이후 발생한 모든 납품대금도 정상적으로 지급해왔다"면서 "그러나 회생 개시 후 5개월이 지난 지금도 홈플러스의 자금 상황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홈플러스 노조에서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수용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장은 "홈플러스의 긴급 생존경영 체제 돌입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자구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또다시 회사를 쥐어짜는 것"이라며 "홈플러스의 브랜드 가치는 전국 각지에서 운영되는 매장에 있는데, 이들 매장을 포기한다는 것은 곧 홈플러스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