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6.04 15:02:47
관세적용 땐 항공기·부품 수출입 영향 IATA총회 블룸버그 인터뷰서 강조 조 회장, IATA 집행위원 3연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4일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 미국의 관세 압력으로부터 국내 항공산업을 보호할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조 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인도 델리에서 열린 제81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참석 중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차기 정부는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항공산업이 관세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우선 과제로 삼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에 항공기를 대량 구매하는 동시에, 이들 글로벌 제조사에 동체, 날개 구조물, 엔진 부품, 랜딩 기어 등 다양한 항공기 부품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항공기 부품에 관세가 적용된다면 부품 수출에 타격은 물론 향후 수입할 항공기·예비부품 등 가격도 인상될 우려가 있다.
현재 대부분 항공기 부품은 국제 무역에서 무관세가 적용된다. 미국 등 30여 개국이 1980년 체결한 민간항공기협정(TCA)에 따라 민간용 항공기, 제트엔진, 부품 및 관련 장비에 대해 수입 관세를 0%로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역사적으로 항공은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었지만, 만약 관세가 부과된다면 기업 활동에 큰 혼란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 상무부가 최근 민간 항공기와 제트엔진, 부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등, 항공산업이 새로운 관세 위협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갈등 영향으로 중국발 미국행 화물은 꽤 가파른 수요 감소 보이고 있다”며 “여객 수요는 비교적 안정적이나, 무역 협상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수개월간의 정권 공백이 세계 경제 불안정과 맞물리며 기업 활동에 큰 부담이 됐다”며 “한국은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갖췄기 때문에,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예측 가능한 통상 환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최근 이슈가 된 러시아 영공 운항 재개에 대해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고 서방의 대러 제재가 풀릴 경우, 대한항공은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항로 운항을 가장 먼저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 회장은 이번 IATA 연차총회에서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3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IATA 집행위는 전 세계 항공사 CEO 중 전문성과 경륜을 인정받은 인물로 구성되며, 국제 항공산업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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