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회장 2조원 투자 결단 곧 착공, 27년 순차 오픈 목표 '더현대 2.0' 플랫폼 적용 방침 백화점·아웃렛·쇼핑몰 융합 자연환경·예술·레저 접목해 일상탈출·몰입형 경험 제공
국내 유통업계가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이 올해 10월 미래형 복합몰 '더현대 부산'을 착공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2027년 상반기 '더현대 부산'을 개점하고, 그해 하반기 '더현대 광주'까지 잇달아 열며 더현대 신드롬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은 이를 위해 2조원에 육박하는 '통 큰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29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더현대 부산은 부산 강서구 대저동 에코델타시티 특별계획구역 내 11만1000㎡(약 3만3000평) 용지에 들어설 예정이며 오는 10월 착공에 들어간다. 연면적 20만㎡(약 6만평) 규모로, 이 중 6만9421㎡(약 2만1000평)가 매장 영업 면적이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더현대 부산은 약 7000억원, 더현대 광주는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더현대 부산은 애초 아웃렛으로 착공을 계획했다가 더현대로 선회했다. 더현대 광주는 지난 2월 북구청에 건축허가를 신청해 자치구 심사를 거쳐 오는 7월 먼저 착공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4년 전 지어진 더현대 서울이 경험 중심의 혁신적인 공간 설계로 미래형 백화점의 전환점을 만들었다면 더현대 부산·광주는 한 단계 진화한 더현대 2.0 모델"이라며 "유통업계에 새로운 미래를 제안하는 신개념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부산 서부를 낙점한 것은 대규모 개발 호재와 함께 지역경제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현대 부산이 들어서는 부산 서부 에코델타시티는 국내 첫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 도시다. 2028년까지 약 7만6000명을 수용하고 주택 약 3만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반경 10㎞ 안에 김해국제공항과 부산신항만, 남해고속도로 등 교통 요지가 인접해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향후 부산 사상구와 해운대를 잇는 고속도로, 에코델타시티와 부산북항을 연결하는 '엄궁대교·승학터널' 등 신규 교통망 신설도 계획돼 있다"며 "출점 후 집객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더현대 부산은 기존 더현대 서울·대구와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현대 서울·대구가 기존 백화점 틀을 벗어나 경험 중심의 공간을 강조한다면 더현대 부산은 백화점·아웃렛·쇼핑몰 등 전통 유통업 경계를 아예 허무는 하이브리드 개념이라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이를 위해 더현대 부산은 백화점과 아웃렛 간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복합몰'이 될 예정이다.
두 업태 간 장점을 결합해 프리미엄 상품을 판매하는 '인도어몰'과 가성비 제품들로 구성된 아웃렛 매장, 트렌디한 기획상품으로 꾸린 '아웃도어몰'을 한 공간에서 선보인다. 매장 영업 면적의 절반인 약 3만3000㎡ 공간은 자연환경과 연계한 '몰입형 체험 공간'으로 꾸려진다. 유명한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등에서 착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