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6 20:41:24
신사업 등 이끈 원조 쿠팡맨 전국 100% 쿠세권 완성 속도 “소상공인·농어촌 판로 확대 물류센터 늘려 일자리 창출”
쿠팡이 기존 강한승·박대준 각자대표 체제에서 박대준 단독대표 체제로 전격 전환한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전국 쿠세권(로켓배송 가능 지역) 확장을 목표로 경영 전반을 총괄하면서 이사회 의장까지 맡는다. 쿠팡은 2027년까지 전국을 100% ‘쿠세권’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박 대표는 인공지능(AI) 기반 물류와 자동화 기술 투자에 성과를 내 쿠팡의 AI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쿠팡은 26일 “지난 4년간 강한승 대표(경영관리 부문), 박대준 대표(신사업 부문)로 운영된 각자대표 체제를 박 대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다”며 “추후 이사회를 열어 박 대표를 쿠팡(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AI 기술에 기반한 물류 투자와 신사업을 이끈 ‘원조 쿠팡맨’이다. 2012년 쿠팡에 입사한 최장수 쿠팡 임원이다. 2019년 쿠팡 정책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부터는 신사업 담당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그는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개가 넘는 AI 로켓배송 물류센터 투자를 이끌고 국내 최초로 2014년 로켓배송 사업을 주도했다. 일각에서는 그를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가장 잘 꿰뚫는 인사”로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6조원대 누적 적자로 로켓배송이 ‘1~2년 안에 망한다’는 손가락질을 받던 시절부터 쿠팡의 위기 극복과 성장 돌파구를 마련해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쿠팡이 스타트업 시절이던 10년 전부터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와 소통하며 AI와 자동화 기술 기반 풀필먼트센터(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 센터) 투자에 앞장서왔다. 이를 통해 창출한 일자리만 8만개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지난 13년간 수도권을 넘어 호남권, 경상권, 충청권, 제주도 등 전국에 AI 기술 기반 풀필먼트 인프라스트럭처 확대를 이끌어왔다. 전국 곳곳에 3조원의 추가 물류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지난해 광주광역시에 축구장 22개 규모의 호남권 최대 첨단물류센터를 준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광주 첨단물류센터는 자율운반로봇(AGV) 등 AI 자동화 설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남대전 풀필먼트센터 준공을 포함해 경북 김천·충북 제천·부산광역시 풀필먼트센터 등 전국 물류 인프라 투자 사업을 박 대표가 주도했다.
쿠팡은 AI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쿠팡이 보유한 글로벌 특허(등록 건수)는 지난해 2100건 이상으로 2019년(160건) 대비 크게 늘었다. 쿠팡은 지난해 글로벌 특허 분석 기업 ‘렉시스넥시스’가 발표하는 글로벌 100대 혁신기업에 들기도 했다. 렉시스넥시스는 쿠팡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두고 “업계 평균보다 4배 이상 강력하다”며 쿠팡의 기술력 및 특허 규모의 급격한 성장을 특히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지난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자동화 풀필먼트 및 물류 인프라 비율을 2배 늘렸지만, 아직 자동화 인프라 비율은 10% 초반에 불과하다”며 “로보틱스와 매일 수조 건의 예측을 수행하는 AI는 다음 혁신의 물결로 더 높은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지역 물류센터 확대와 AI 기술 강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지난 3월 제천 첨단물류센터 착공식에서 “AI를 활용한 쿠팡의 첨단 물류 시스템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 소상공인의 성장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하겠다”며 “AI 기반 풀필먼트 투자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쿠팡의 중소상공인 판로 확대 정책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중소벤처기업부·동반성장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주요 부처를 비롯해 경상도·충청도·호남권 등지의 지자체와 적극 협력해왔다. 이를 통해 지방 농어촌을 포함한 중소기업 판로를 크게 키웠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중기부 등 24개 기관·지자체와 함께 2022년 8월 문을 연 중소상공인 상설기획관 ‘착한상점’이 있다. 착한상점은 올 초 누적 매출 3조원을 넘겼다. 이를 바탕으로 대만 로켓배송 초창기 중소기업 발굴과 수출에도 앞장서며 국내 중소기업 약 1만2000곳의 판로 확대에 이바지했다.
쿠팡의 경영관리 부문을 담당했던 강 대표는 북미 지역 사업 개발을 총괄하며 해외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대만 로켓배송,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만큼 해외 사업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테무·징둥닷컴 등 중국 차이나커머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유통시장이 급변 중”이라며 “박 대표가 AI 기술을 접목한 물류·고객 혁신으로 쿠팡의 지속성장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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