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특급호텔들이 속속 자체브랜드(PB) 김치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롯데호텔은 호텔 김치(사진)를 활용한 김치찌개 가정간편식(HMR)을 하반기 중 출시해 김치 관련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이르면 오는 8월께 김치찌개 HMR을 출시할 예정이다. 호텔 김치를 사용해 호텔 전문인력이 고안한 조리법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롯데호텔은 김치찌개 밀키트를 비롯해 1·2인 가구용 소포장 패키지 김치도 올해 안에 새로 출시할 계획이다. 롯데호텔은 배추·갓파·총각김치, 섞박지, 동치미 등을 판매하는데 배추김치는 4㎏·9㎏, 총각김치는 3㎏ 등으로 팔고 있다. 다인 가구에 최적화된 기존 김치를 소포장화해 젊은 층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호텔은 김치 관련 사업 조직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김치 상품 기획과 개발을 주도해온 인력을 마케팅본부 산하 커머스 비즈니스팀장으로 배치했다.
국내 호텔업계에서는 김치 사업을 두고 원조 격인 워커힐을 필두로 롯데와 조선호텔앤리조트 등 3개 특급호텔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간 김치 사업 매출이 500억원을 넘긴 조선호텔이 가장 선두에 있다. 조선호텔은 온라인몰과 신세계백화점 등을 통해 100~500g 단위로 소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2023년 8월 김치 판매를 시작한 롯데호텔은 후발 주자지만 자사 '롯데호텔 리워즈'와 연계해 빠르게 추격에 나섰다. 자사 온라인몰 '이숍(e-Shop)'에서 회원 전용 할인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롯데호텔 리워즈 누적 회원 수는 전년 대비 25% 늘었고, 올해 1~4월에는 55% 증가했다. 김치 구매로 유입된 회원이 멤버십에 가입하고, 이들이 다시 김치를 구매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호텔업계가 '김치 대전'을 벌이는 것은 김장 문화가 쇠퇴하면서도 김치 소비는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호텔 상품이 합리적인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김장 문화가 몸에 밴 50·60대 이상 주부층이 은퇴하고 나면 김치를 사 먹는 추세가 굳어질 것"이라며 "한국인에게 김치는 일종의 필수재 성격이 있어 관련 시장은 앞으로도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식재료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호텔 김치가 가성비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