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6 11:10:43
아동 혁신당
지인이 보내준 기사를 보고 잠시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담임을 몰아내자고 아이 혁신당을 만들어 담임을 내쫓은 초등학교 6학년 이야기이다.
교직 경력 37년차인 교사 A씨는 욕설과 딴짓으로 수업을 방해하고, 흉기로 찌르겠다는 말도 서슴없이 하는 B군을 변화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B군은 아이 혁신당을 만들어, 선생님을 화내게 하는 아이, 말을 녹음하는 아이 등으로 구분하고 선생님의 언행을 아동학대로 신고하도록 했다.
해당 사건은 경찰조사로 불송치로 종결되었고, 검찰도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하지만, 지역 교권보호위원회는 A교사를 다른 학교로 발령했고, 주도했던 학생들은 출석 정지 6일 처분을 받았다. 결국 담임을 몰아내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초등학생이 아이 혁신당을 만들어 담임을 몰아내자는 생각을 누구에게 배웠을까?
이것을 가능하게 한 우리 교육 현장은 무엇이 문제인가?
초등학생이 아닌 고등학생, 대학생이 이런 생각을 하고, 정신적 육체적 가해 등 행동의 범위를 넓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무엇보다 이런 일이 교육 현장이 아닌 사회 나아가 가정에서 발생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초등학생들의 행동이지만, 어른들의 잘못 아니겠는가?
자유가 보장된 가장 역동적인 나라, 대한민국. 기본을 잃어버리고 힘 있는 사람이 자신의 이기를 위해 반대하는 사람, 불편한 사람에게 가혹하다면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고 우리의 내일은 어떻게 되겠는가? 이 기사를 작성하고 공유한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에 충실한 것인가?
국가가 망하는 이유
국가는 망하지 않는가? 과거 세계를 주름잡던 수많은 나라들이 망했다. 왜 망했을까?
첫째, 강한 외세의 침략과 약한 국방력이다. 국민들이 자주 국방의 의지가 없고, 군사력이 약하면 우리나라는 1주일도 되지 않아 망할 수 있는 곳이다.
둘째, 경제적 붕괴이다. 기업들이 수출을 하지 못하고 내수도 없어 세금을 내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강대국의 보호주의를 뚫지 못하고, 국민의 사치, 정부의 비효율적 운영과 퍼 주기식 복지로 재정 고갈이 된다면 망한다.
셋째, 지도자의 무능과 부패이다. 삼권 분립이 되어 있지만, 행정, 입법, 사법부의 지도자가 무능하여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방향과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온갖 부정부패를 일삼고, 반대자를 권력으로 처형한다. 방탕한 생활과 무능을 일삼던 지도자는 나라가 어려워지면 무슨 행동을 하겠는가? 가장 먼저 타국으로 도망간다.
넷째, 국민들의 무기력과 체념이다. 국가와 사회를 이끄는 가치가 체념이다. 이 나라의 오늘과 내일은 없다는 체념이 전 국민에게 내재화되어 있다. 누군가 구해줄 것이란 희망도 없다. 나라에 대한 애정도 없다. 어느 나라에 귀속되어도 지금보다 나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다섯째, 사회적 양극화이다. 지금 우리 정치를 보자. A당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좋은 정책을 발표했다. B당에서는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하는가? 정말 국가와 국민을 위한 좋은 제도이다. 우리도 이 정책을 인정하고 적극 동참하겠다. 그리고 더 좋은 정책을 기획하고 실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상대가 무슨 말만 하면 서로 비난하고 헐뜯는다. 부끄럽지 않은가?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아이 혁신당에 고개 숙이고 반성하며 이것은 아니다 외치는 것은 한 초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에서도 한 팀, 한 개인의 잘못에 대한 방치와 무관심이 회사를 망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다들 알지 않는가? 역량도 의지도 없고, 성과도 떨어지며 불평불만을 일삼는 저성과자 한 명을 방치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가? 우수한 인재는 회사를 떠나고, 유지 인력들은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닌 하향 평준화된다. 가장 무서운 일은 전염이다.
담임이 싫다고 학생들이 당을 만들어 담임선생님을 괴롭히고, 학교 제도가 싫다고 단체 행동을 통해 자신들이 편한 방법으로 바꾸면 학교에서 제대로 학습이 이루어질 수 없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조직과 구성원들이 미래 바람직한 모습과 목표를 향해 열정을 다해야 한다. 지속적인 성장과 성과를 창출하여 어제보다 나은 오늘과 내일을 이끌어야 한다. 기업은 망한 다음에 아무 것도 남지 않기에 부단히 혁신해야 한다. 선도적 생각과 일하는 방식의 전환으로 지속적 성장을 이끌어가야 한다.
조직이나 사람이 잘못할 수 있다.
교사가 잘못했으면 징계위원회를 통해 잘못을 명확히 하고 법과 규정에 맞게 징계하면 된다.
학생이 잘못했으면 교사와 부모가 엄하게 질책하여 다시는 같은 잘못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회사에서도 철저한 자기관리는 기본이고, 정도경영의 조직 문화가 정착되어 서로 신뢰하고 협업하여 한 방향 정렬을 이끌어가야 한다. 높은 성숙도로 부끄럽지 않은 언행을 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불편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온정의 마음을 실천하고, 항상 뒷사람을 배려하는 국가 사회 문화가 구축되어야 한다. 어른들은 좀 더 길고 멀리 보며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위해 반성하고 보다 올바른 생활을 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100년 후, 후손에게 아름답고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유산으로 물려줘야 하지 않겠는가?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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