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22 18:39:59
마뗑킴·마리떼·마르디 매장 열어 열때마다 엄청난 오픈런 벌어져 일평균 매출 3~4천 올리며 흥행 “韓브랜드 인기가 日로 넘어가” 오사카 등 주요 도시 확장 예고
“한국에서 유명한 브랜드잖아요. SNS에서 한국 연예인들이 입고 있는 걸 봤고, 제가 팔로우하는 일본 인플루언서들도 요새 자주 입어요.”
지난 10일 도쿄의 대표적인 쇼핑 거리 시부야 하라주쿠 마리떼 프랑소와저버(이하 마리떼)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만난 타카하시 사에(22세)씨의 말이다. 그녀는 친구와 함께 마리떼의 로고 티셔츠를 구매한 뒤 매장을 배경으로 인증샷도 찍었다.
주말 마리떼 매장 앞은 주변 다른 가게들보다 훨씬 많은 고객으로 붐볐다. 지난달 26일 오픈한 뒤 맞는 두 번째 주말임에도 첫 주말과 마찬가지로 입장 대기 줄이 골목을 따라 길게 늘어섰다. 가뜩이나 사람이 많은 하라주쿠가 마리떼 매장으로 인해 더 혼잡해진 것이다. 고객 대부분은 20대 초·중반 여성들로, 한국 패션과 뷰티를 좋아하는 ‘젠지세대’였다.
지난 2023년부터 국내 MZ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폭풍 성장한 ‘3마’ 패션 브랜드 ‘마뗑킴, 마리떼, 마르디 메크르디(이하 마르디)’가 최근 도쿄에 잇달아 단독 매장을 열며 일본에 진출했다. 우선 하고하우스가 운영하는 마뗑킴은 지난 달 24일 무신사 글로벌과 함께 도쿄 시부야 쇼핑몰 미야시타파크에 매장을 열었다. 이틀 뒤인 지난달 26일에는 한국 패션 기업 레이어가 아시아 판권을 가진 마리떼도 도쿄 시부야 하라주쿠에 단독 매장을 냈다.
마뗑킴과 마리떼까지 연달아 매장을 열면서 작년 6월 일찌감치 도쿄 시부야 다이칸야마에 단독 매장을 낸 마르디와 함께 한국 ‘3마’ 패션 브랜드가 전부 도쿄에 상륙한 것이다.
더불어 3마 패션 브랜드는 매장 개점 때 마다 건물을 빙 둘러 감을 정도로 긴 입장 대기 줄을 만들어내면서 일본 젠지들 사이에서의 폭발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1, 2년 전 이들 브랜드에 대한 한국에서의 뜨거운 인기가 일본으로 그대로 넘어간 듯한 분위기다.
실제로 마뗑킴과 마리떼는 작년 마르디 단독 매장 개점 때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오픈런을 일으켰는데, 특히 마뗑킴의 경우 고객들 줄이 미야시타파크 쇼핑몰 밖으로까지 이어질 정도로 길었다.
마뗑킴은 오픈 직후부터 5월 첫째 주 까지 일평균 4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으며, 당초 1주일 목표 매출로 설정했던 매출액을 이틀 만에 조기 달성하는 기록도 세웠다. 5월 첫째 주 까지 누적 방문객은 1만6000명으로, 일 평균 방문객이 1000명이 넘는다. 또 마뗑킴과 무신사 글로벌은 공식 매장 개점을 알리기 위해 도쿄 시부야 거리 주요 건물에 대규모 옥외광고를 진행, 사실상 시부야를 마뗑킴 로고로 도배해 SNS상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마찬가지로 마리떼 역시 어마어마한 오픈런을 만들어냈다. 오픈 직후 주말 내내 건물을 빙빙 감아 도는 줄이 이어져 양일간 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후 5월 첫째주까지 일평균 3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중이다. 특히 올해 신규 모델로 발탁된 배우 차은우에 대한 일본 현지에서의 인기가 대단해 차은우가 화보에서 착용한 주요 아이템들이 일부 완판됐다.
마르디 역시 일본에서의 인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너무 많은 사람이 마르디의 시그니처 꽃무늬 티셔츠를 입어 ‘동사무소 티(동사무소에서 배포한 티셔츠냐는 뜻)’라는 별명까지 얻었듯이 이제는 일본 젠지들이 너도나도 꽃무늬 티셔츠를 입는다.
덕분에 오는 6월 1일에 다이칸야마에 단독 매장을 낸 지 1주년이 되는 마르디는 지난 3월 일본 최대 패션 플랫폼 조조타운에도 입점, 작년 일본에서만 약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7월 11일에는 오사카에 두 번째 매장도 낼 계획이다. 서승완 마르디 대표는 “매 분기마다 직전 분기 대비 50%씩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K뷰티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인기인 브랜드가 1, 2년 정도의 시차를 가지고 일본으로 그대로 넘어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일본 젠지들의 경우 한국에 대한 선망이 크고 SNS를 통해 한국 트렌드를 계속 접하고 있어 당분간 3마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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