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13 16:11:40
조계종 창립 70주년 행사서 첫 만남 두 여성 걸어온 길도 극명히 달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가 12일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조우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날 배우자들의 유세와 함께 ‘퍼스트 레이디’ 경쟁도 본격화됐다.
두 사람은 이날 대선 후보 배우자 자격으로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은 조계종 총무원장 및 신도회장과 비공개로 사전 환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두 여사는 과거 인연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부터 2014년 이 후보와 김 후보가 각각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배우자 모임에서 만났던 인연 등을 언급하며 서로 덕담을 나눴다고 한다.
김혜경 여사는 충북 출생으로 숙명여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이재명 후보와 결혼한 다음 대부분 시간을 전업주부로 살아왔다.
김 여사는 최근 종교계 인사를 잇달아 만나며 대선 지원 활동을 조용하게 이어오고 있지만, 지난 대선 당시에는 부산·울산·경남 등 민주당 험지나 이 후보가 찾지 못한 전략지를 단독으로 다니며 적극적으로 선거 운동을 지원한 바 있다.
본격적인 외부 활동보다 ‘조용한 내조’를 택한 배경에는 김 여사 사법 리스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여사는 2021년 8월 경기도 법인카드를 이용해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등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1심과 항소심 모두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전남 고흥이 고향인 설난영 여사는 순천여고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에 실패해 재수 중이던 1977년, 구로공단 세진전자에 입사하며 노동운동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금속노조 남서울지부 여성부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김문수 후보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김 후보가 삼청교육대 수배령을 피해 설 여사 자취방으로 도피하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졌고, 김 후보의 “갈 데 없으면 나한테 시집오는 게 어떠냐”는 고백으로 연인이 됐다.
1981년 결혼 당시 설 여사는 웨딩드레스 대신 원피스를 입고 김 후보와 손을 잡고 동시에 입장했다. 평상복을 입고도 결혼할 수 있다는 걸 어려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는 의도였다. 이후 부부는 서울대 앞에서 사회과학 전문서점을 15년간 운영하며 노동운동을 이어 갔다. 그러다 김 후보가 민주자유당에 입당한 1994년부터 ‘전향 보수’ 김 후보를 내조하며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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