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5.03 09:00:00
이정후가 활약하는 메이저리그 야구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구장 ‘오라클 파크’의 명물은 바로 바다다. 바닷가 바로 옆에 지어져 구장 외야 관중석 뒤로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타자가 친 공이 구장을 넘어 바다로 떨어지는 ‘스플래시 히트’는 이 구장 최대 구경거리 중 하나다.
한국에도 이러한 ‘오라클 파크’ 같은 야구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위치는 부산 북항 일대다. 북항 야구장은 과거 북항 재개발 사업 추진과 함께 논의된 사항이었지만, 추후 논의가 진전되지 않으면서 잊혀졌다. 그러나 4월 30일 부산의 한 중견기업 회장이 부산항 북항 재재발 구역에 부산시가 야구장을 건립할 경우 200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 다시 논의가 시작됐다.
정철원 협성종합건업 회장은 4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항 재개발 구역 1단계 랜드마크 부지에 야구장을 건립하는 것이 성사되면 어떤 형식으로든 2000억원을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0억원 상당의 건립 공사 또는 현금 지원 어느 쪽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은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는 야구장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들어와야 북항 재개발 구역 전체에 활기가 생긴다”면서 “북항 재개발 활성화와 야구 발전을 위해 통 크게 기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항 일대에 야구장이 들어선다면 현재 부산 연고 야구단 롯데 자이언츠가 사용 중인 부산 사직야구장을 대체할 수 있다. 사직야구장은 국내 야구장 중 가장 노후화된 구장 중 하나다.
그러나 부산시가 국비와 시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구단의 부담금 등 3400억원을 들여 사직야구장을 현재 위치에서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북항 야구장 건립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또한, 북항 야구장 건립이 추진되더라도 랜드마크 부지 매입에 6000억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재정 부담이 크다.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다. 한편, 부산시는 랜드마크 부지에 4조원대 국외 자본을 유치해 영상문화 콤플렉스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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