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2일 이사회 안건 추진 반도체 서비스社 전환나서 IPO 앞두고 기업 체질 개선 SK계열사 리밸런싱 가속도
SK에코플랜트가 SK(주)의 사내독립기업(CIC)으로서 첨단 소재 기업인 SK머티리얼즈 인수를 추진한다. '반도체 종합서비스 기업'으로의 재도약을 선언한 SK에코플랜트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사업부 간 협력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28일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SK머티리얼즈의 자회사 편입 수순을 밟고 있다.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각 사 이사회에서 SK머티리얼즈의 SK에코플랜트 자회사 편입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주)는 SK에코플랜트에 SK머티리얼즈 계열사 지분을 넘기고, SK에코플랜트가 발행할 신주를 받을 전망이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소재 사업 육성을 목표로 2016년 SK그룹이 OCI로부터 약 48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21년 CIC 방식으로 SK(주)와 합병한 바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올해 초 세계 1위 특수가스 사업부인 SK스페셜티 지분 85%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약 2조6000억원에 매각을 마무리했다. SK머티리얼즈 입장에선 핵심 사업부 매각에 이어 지배구조까지 뒤바뀌며 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의 SK머티리얼즈 자회사 편입은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업 체질 전환 작업의 하나로 해석된다. SK그룹의 건설 계열사였던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반도체 밸류체인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며 반도체 생산시설 설계와 시공 역량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설비 기술력을 보유한 사업부를 바탕으로 반도체 설비 구축부터 소재 공급, 메모리 재활용까지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SK머티리얼즈 인수 추진 역시 이러한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7월 1조원 규모 프리IPO 투자를 유치하며 4년 내에 IPO를 이루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회사 측은 건설업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앞세워 IPO를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4조원가량을 투입해 관련 업체를 인수했지만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자 재무적투자자(FI)에게 약속한 4조~5조원대 기업가치에 상장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재차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환경사업 자체가 대기업이 영위할 사업은 아니라는 판단하에 반도체 사업을 붙이면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산업용 가스 기업인 SK에어플러스와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한편, 환경 자회사 리뉴어스와 리뉴원의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지난달 말 마감한 리뉴어스 지분 75%와 리뉴원 지분 100% 매각 예비입찰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국내 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매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들 운용사가 매각 측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치는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KKR은 1조2000억~1조3000억원의 가격을 제안했다. SK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