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원대에 고기 무한리필 고물가 시대 극강의 가성비 외식 불황 뚫고 나홀로 성장 샤브올데이 매장 100곳 돌파 로운샤브샤브 최대매출 예고
외식 업계가 최악의 침체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샤부샤부' 식당이 붐비고 있어 관심을 끈다. 2000년대 초반 '정성본' '채선당' 열풍에 이어 제2 전성기를 맞은 모습이다.
고물가 시대에 채소는 물론 소고기까지 무한 제공하는 극강의 가성비에다 건강식이란 이미지까지 더해져 인기가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명륜당 자회사가 운영하는 '샤브올데이'는 이달 전국 점포 113호점을 돌파했다. 2023년 7월 처음 점포를 낸 이후 2년도 안돼 거둔 성과다. 가맹점은 70곳, 직영점은 43곳이다. 가맹점의 월 최대 매출은 7억4000만원에 달한다.
이랜드이츠가 2012년에 내놓은 '로운 샤브샤브'도 2021년부터 매출이 우상향하고 있다. 뷔페와 샤부샤부가 전성기를 맞았던 2010년대 중반을 지나고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다 부활한 것이다. 지난해 매출은 최근 8년(2017~2024년) 새 가장 높았다.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5% 성장한 25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50억원, 2023년 20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21년과 비교하면 3년 새 약 233% 급증했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올해 역대 최대 매출 달성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샤부샤부는 한국에서 1980년대 '진상'이란 브랜드를 통해 처음 소개됐는데,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2000년 정성본이 수육과 칼국수를 결합한 형태로 대중화시키며 자리를 잡았다. 2004년 채선당을 필두로 가맹 사업이 본격 시작되며 10여 년간 전성기를 맞다가 다양한 음식 문화가 등장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최근 샤부샤부의 인기는 과거 전성기를 방불케 한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면서 샤부샤부집이 한물간 식당 이미지를 벗고 부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샤부샤부의 인기는 무엇보다 가성비에서 찾을 수 있다. 예컨대 샤브올데이는 채소는 물론 설도, 양지, 목심 등 소고기 3종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그런데도 1인당 이용료는 평일 점심 2만4900원, 저녁·주말 2만9900원에 불과하다. 로운 샤브샤브는 평일 점심 1만9900원, 저녁·주말 2만5900원에 소고기 2종, 돼지고기 1종을 무제한 제공한다. 특유의 건강식 이미지에 마라, 봉골레 등 특색 있는 육수를 도입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샤부샤부집의 마라 육수는 훠궈(중국식 샤부샤부)와 맛은 유사한데 기름기가 적고 자극적인 맛이 덜하다. 업계 관계자는 "마라를 즐기고 싶지만 건강 또한 따지는 여성 고객들이 특히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2023년 마라 육수를 처음 도입한 로운 샤브샤브에선 마라 육수를 택하는 비율이 25%에 달한다고 한다. 야채 버섯 육수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샤브올데이는 마라 육수뿐만 아니라 이달 유명 셰프 최현석 씨와 손잡고 마늘 풍미가 우러난 '봉골레 육수'를 도입했다.
샤부샤부집들은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힙한 디저트도 공수해왔다. 로운 샤브샤브는 지난해 식품 업계 디저트 최대 흥행작으로 손꼽히는 '요거트 토핑 아이스크림'을 샐러드바에 추가하고 즉각적인 매출 상승 효과를 봤다. 요거트 토핑 아이스크림 코너를 추가한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 매출보다 약 19% 높았다. 뷔페를 식사부터 디저트까지 해결할 수 있는 장소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디저트 강화 전략이 고객에게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