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2.21 09:47:08
어느 회의 시간
A과장이 열심히 주제에 대해 설명을 한다. 모두가 열심히 듣는데, 고개를 끄덕이거나 질문을 하는 사람이 없다. A과장은 설명을 마치며 해야 할 일 3가지에 대한 추진 계획을 월요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다. 참석한 사람들은 A과장에게 해야 할 3가지가 무엇이냐 질문한다. 왜 설명을 마쳤지만, 참석한 사람들이 이해를 하지 못하는가?
인사 팀에 근무하는 B대리는 인력 운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전사 인력 운영계획에 따른 당해 년도 인력운영계획으로, 현 인력과 대비하여 올해 말 인력의 증감을 직무 별로 적어 달라는 내용이다. 업무 연락을 작성하여 전 부서에 전송했다. 간단한 내용이었지만, 현업 부서의 반응은 다양했다.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인력을 적어 달라고 하는데 기준이 무엇이냐? 인력 효율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냐? 직무의 기준은 무엇이냐? 한 직무를 여러 명이 하거나, 한 사람이 여러 직무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적으라는 것이냐? 등 원하는 자료 대신 질문과 불평만 들었다. 왜 현업 부서에서 문서를 이해하지 못하는가?
C사장은 답답하다. 중기 목표인 1조 달성을 위해 여러 번 방향과 전략을 이야기했건만, 현장 임직원이 왜 달성해야 하는지, 어떻게 달성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여러 번 월 세미나를 통해 강조했고, 교육도 진행했다. 임원과 관리자들에게 시간이 될 때마다 1조 달성의 중요성을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보고하는 관리자나 경영자는 없다. 현장 직원과의 간담회에서 질문하니 1조 달성의 의미, 방향과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직원이 없다. 왜 CEO가 추진하는 목표를 현장에서는 이해하지 못하고 실천이 되지 않는가?
D회사는 회사와 일의 자부심을 높이고, 사고와 행동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핵심가치를 제정했다. 신뢰, 도전, 창의, 공정의 가치를 정해 공유하며 모두 최선을 다해 실천하자고 당부했다. 핵심가치가 공유되자, 임직원의 불만이 높다. 신뢰, 도전, 창의, 공정이 무슨 뜻인지 알겠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며, 회사가 원하는 수준과 내용이 무엇인지 모른다. 직급과 역량이 다르면 그 수준과 내용도 달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실천 옳지만, 실천의 수준과 내용을 모르니 모호하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이해를 못하는 이유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의 바람직한 모습, 큰 틀, 해야 할 내용이 명확해야 한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면서 열심히 하겠다는 것은 깜깜한 밤에 목적지와 네비게이션 없이 운전하는 것과 같다. 지시와 요청한 사람은 명확하게 했다고 하지만, 수행하는 조직과 담당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수행 조직과 담당자의 성숙도가 낮거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이다.
산수 수준의 초등학생에게 루트나 미적분을 요구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시와 요청하는 조직이나 사람과 수행하는 조직이나 담당자의 성숙도와 전문성의 수준이 맞아야 한다.
둘째, 지시와 요청하는 조직과 사람의 설명이나 인지 부족이다.
지시와 요청이 내용을 자신도 명확히 모르며 하는 상황이다. 관리자의 경우, CEO의 지시를 받았는데, 이해를 못한 상태에서 담당자에게 지시를 내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6명에게 릴레이 식으로 말 없이 행동으로 특정 단어를 전달하는 게임이 있다고 하자. 맨 앞의 한 사람에게 단어를 보여주고, 뒤 돌아 있는 다음 사람에게 전달하는 게임이다. 두번째 사람이 제대로 이해 못하면 마지막 6번째 사람은 무엇이라고 하겠는가?
셋째, 해야 할 일이 구체적이지 않거나 모호한 경우이다.
급변하고 불확실한 미래의 환경 변화에 기업은 방향을 정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 초등학교 운동회의 100m 달리기 경기는 앞에 분명하게 목적지가 제시되어 있다. 하지만, 미래 기업 환경은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른다. 이렇듯 모호하고 복잡하며 불확실한 경쟁 환경에서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정하기는 쉽지 않다.
넷째, 지시한 조직이나 사람과 수행하는 조직과 사람의 기대치 차가 큰 경우이다.
일을 했다면 반드시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문제는 회사는 1억의 이익을 기대하는데, 담당자는 1천만원의 이익을 생각하며 수행하는 경우이다. 기대치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이것을 하란 말이야?’ ‘겨우 이것밖에 못해’ 등 상대의 기대 또는 행동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직장 생활을 하며 이해하지 못하는 수 많은 상황이 발생한다. 조직이나 사람의 현재 수준을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부터 심각한 갈등과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요인도 있다. 상호 이해의 차를 좁히고 올바른 실행이 되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① 현 수준에 대한 명확한 진단이다.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 수준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과 인력의 유형별 관리가 필요하다. 고 역량과 고 성과 조직과 인력이 있는 반면, 저 역량과 저 성과 조직과 인력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조직, 인력 유형별 차별화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② 소통 역량의 강화이다. 기업의 소통은 말을 많이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물적 요인 뿐 아니라 정보와 자료가 모든 방면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조직과 임직원의 소통 강화를 위한 전략, 채널, 제도와 방법 등이 내재화 되고 체질화 되도록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③ 행동 강령 등 일하는 방식에 대한 전환이다. 핵심가치, 목표, 점검과 피드백, 수명 즉시 내용 확인(복명 복창), 우선순위 결정 및 공유, 스케치 페이퍼 등 일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만들어 행동 강령으로 전 조직과 구성원이 만들어 실천하는 것이다.
④ 결국은 리더의 관심과 적극 추진이다. 조직과 구성원이 변화하게 하는 원동력은 그 조직과 구성원을 이끄는 리더의 리더십이다. 한 조직의 리더라면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과 성과를 책임져야 한다.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갖고, 성장 시키겠다는 각오로 현 수준과 목표를 정해 악착 같이 실천해 나가면 그 조직과 구성원들은 어떻게 되겠는가?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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