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2.12 22:15:59
한화에어로 승승장구, 이집트서 K9자주포 시험 통과 1000마력 한국산 디젤엔진 당국 테스트서 요건 충족 올 하반기부터 현지 양산 방산·조선 힘싣는 김동관 태양광·석화 부진은 숙제 ‘한화 3형제’ 분리 경영 주목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 방산’의 주요 수출지역인 중동에서도 현지화에 본격 나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실적은 물론 주가도 치솟고 있는 가운데 방산·조선·태양광을 주축으로 하는 김동관 부회장과 함께 김동원(금융부문)·김동선(호텔·반도체소재)으로 이어지는 ‘한화 3형제’ 분리 경영 구도가 주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2일 이집트에 수출하는 K9 자주포에 탑재할 1000마력짜리 한국산 디젤엔진의 현지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통과한 엔진은 국내 협력사인 STX엔진이 개발한 것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에 탑재해 이집트 당국의 시험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국산 엔진을 단 K9 자주포는 중동의 사막, 산악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 평가를 받았고, 총 거리 1만㎞를 달리며 험지 등판 성능부터 최대 출력 성능까지 기술과 운용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 K9 자주포에는 한국 기업이 외국 면허로 생산한 엔진이 탑재돼 수출하려면 해외 엔진 개발사 측 정부 승인이 필요했고, 중동을 비롯한 일부 국가로의 수출에 제약도 따랐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이집트 현지에서 국산 엔진을 단 K9 자주포를 본격 양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경영성과에 따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을 비롯한 방위산업 관련 계열사 사업에 그룹 차원의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에는 도널드 트럼프 2기 취임식에 참석해 미국 신정부 인사와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미국 방산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을 다졌다. 김 부회장은 트럼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해군력 증강을 위해 한화오션의 역할을 강조하고, 사업 역량과 미국내 투자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국내 방산업계 최초로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 10일 공시를 보면 매출은 11조2462억원으로 전년 대비 42.5% 증가했다. 순이익은 160.5% 증가한 2조54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영업이익 모두 2년 연속 최대치다.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는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를 비롯한 방산부문이 이끌었다. 방산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지금까지 폴란드로 K9 136문과 천무 72문을 인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와 내년까지 K9 228문과 천무 146문을 추가로 인도할 예정이어서 실적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도 베트남에 K9 20문 수출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알리는 등 약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방산, 항공 사업의 핵심 기술 국산화를 발판으로 K방산 수출 확대에 기여하고 갈수록 치열해지는 세계 방산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양광과 석유화학 부문은 한화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다.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은 태양광과 석유화학 부문 경영에서는 고전하고 있어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영업손실 3002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한화솔루션 실적 부진은 ‘한화 3형제’ 지분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화 3형제는 100%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한화에너지 모태는 한화 3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했던 한화 S&C이다.
업계에서는 김승연 회장 후계구도에 따른 사업재편과 계열사 정리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0일 총 1조3000억원을 투입해 한화임팩트파트너스(5.0%)와 한화에너지(2.3%)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로써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에너지 →(주)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더욱 공고히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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