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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첨단 신칸센, 도쿄·뭄바이 동시 투입...韓이 자존심 놓고 배워야 할 日세일즈 외교 [★★글로벌]

올해 ‘환갑’ 맞은 한일 국교정상화 눈여겨볼 日 혼신의 세일즈 외교 인도에 ‘신칸센 모델’ 수출 과정서 총리가 최고의 영업사원으로 활약 해외서 대·중소기업 먹거리 찾아줘

  • 이재철
  • 기사입력:2025.06.21 15:22:55
  • 최종수정:2025.06.21 15: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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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환갑’ 맞은 한일 국교정상화
눈여겨볼 日 혼신의 세일즈 외교
인도에 ‘신칸센 모델’ 수출 과정서
총리가 최고의 영업사원으로 활약
해외서 대·중소기업 먹거리 찾아줘
일본 차세대 신칸센 모델 <이미지=JR East>
일본 차세대 신칸센 모델 <이미지=JR East>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정부와 민간 부문에서 각종 기념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주 일본에서 우리 외교당국이 마련한 기념식에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재무성, 방위성 등 핵심 부처 장관들이 출동해 ‘환갑’을 맞은 양국 관계의 우호 분위기와 미래 협력 노력을 평가했습니다.

일본 매체들도 양국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비중 있게 보도하는 가운데 최근 일본의 세일즈 외교 자세를 확인시키는 뉴스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누가 총리가 되든 국부를 키우고 자국 기업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사활을 거는 이른바 ‘신칸센’(新幹線) 외교입니다.

10여년 전입니다. 당시 아베 신조 총리는 거대한 성장 잠재력을 발산하는 인도를 상대로 야심 차게 신칸센 고속철도를 수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인도를 직접 찾아 모디 인도 총리를 상대로 구애 외교를 펼쳤고 2015년 모디 총리는 일본의 세일즈 외교에 반해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뭄바이-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를 잇는 500km를 신칸센으로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도 뭄바이- 아마다바드 신칸센 구축 계획
인도 뭄바이- 아마다바드 신칸센 구축 계획

일본의 세일즈 외교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내친김에 해당 노선 뿐 아니라 다른 노선들에도 신칸센을 채택할 경우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인도와 일본 기업 간 합병 회사를 설립하고 일본이 이를 통해 기술과 생산은 물론 차관까지 제공할 것임을 제안했습니다.

일본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세일즈 외교를 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신칸세 노선을 해외에 개척하는 과정에서 가와사키중공업을 필두로 수많은 일본 대중소 기업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아베 총리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상대로 인도 전 노선에 신칸센을 깔면 기술이전에 따른 자국 산업 역량 확대와 일자리 증대, 열차 도입 비용 인하 등 다양한 장점을 챙길 수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최근 방산과 원전 분야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이 ‘K-원팀’을 구성해 뛰는 방식의 교본이 바로 아베의 신칸센 외교입니다.

지난 아베 정부의 노력에 더해 이시바 정부는 신칸센 외교에 새로운 파격을 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에서 도입하는 가장 첨단화한 신칸센 모델을 뭄바이 노선에 동시에 투입한다는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르면 8월 말 모디 총리가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입니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오는 2030년 4월 이후 도입되는 신칸센 최신 모델을 뭄바이 2030년 4월 이후 운전 개시를 추진 중인 최신형 고속열차 신칸센 차량을 인도도 거의 같은 시기에 도입하는 내용입니다.

JR 동일본은 지난 3월 인도 측에 이 같은 내용의 최신형 차량 제공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최신형 신칸센 모델을 일본과 해외에서 동시에 도입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8월 일본 방문 기간에 차세대 신칸센 시험 차량이 있는 혼슈 동북부 미야기현을 들를 수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지난 3월 코트라는 ‘인도 고속철도 시장 진입 기회 마련을 위한 전략’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인도에 일본의 신칸센을 입히는 이 대규모 프로젝트는 총 130억달러의 예산이 소요될 예정으로 일본국제협력기구(JICA)가 인도에 초저금리 대출을 제공합니다.

코트라는 JICA를 앞세워 자본 투자와 기술 이전 등 여러 형태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자국 기업의 진출을 돕는 일본 때문에 우리 기업이 단독으로 인도 고속철도 시장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합니다.

코트라는 “우리도 재정적인 지원을 포함한 민관협력 팀 코리아를 구성해 특정 구간을 선점하여 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코트라 보고서에 언급되는 JICA는 정상들의 외교 역량과 함께 한국과 일본이 왜 해외 세일즈 외교에서 왜 실력 차이를 드러내는지를 설명해주는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1974년 설립된 JICA는 일본 외무성 산하기관이지만 유상차관과 무상자금, 기술협력 등을 모두 처리하는 ‘토털 솔루션’ 조직입니다. 반면 한국의 유사 기관인 국제협력단(KOICA)은 조직 기능이 한정적이어서 해외사업 공략 과정에서 비즈니스 마인드와 전략적 사고, 활동 반경 등이 협소합니다.

정부 수장이 전면에서 영업사원으로 뛰고JICA를 통해 민관이 원팀으로 함께 뛰는 일본의 신칸센 세일즈 외교 모델을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주의 깊게 참고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 11월 일본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신고베역으로 신칸센을 타고 가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인도 외교부>
2016년 11월 일본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신고베역으로 신칸센을 타고 가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인도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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