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신 중인 하메네이…“이란, 항복 안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충돌한 이란에 항복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습을 피해 은신 중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겨냥한 듯 “우리는 이른바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이란 국민은 항복하지 않는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각)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제 우리는 이란 상공에 대한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며 “우리는 적어도 지금은 그를 제거(take out)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거를 뜻하는 ‘take out’ 뒤에 괄호로 살해(kill)를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민간인들과 미국 병사들에게 미사일이 발사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무조건적인 항복(UNCONDITIONAL SURRENDER)”이라는 내용의 글도 올렸다. 이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충돌에 군사적으로 개입한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하루 단축하고 미국으로 급하게 귀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NSC)를 열고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 등 무기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추정된다. 벙커버스터는 일반 폭탄보다 외피가 훨씬 두껍고 압도적으로 무거운 폭탄이다. 이스라엘은 그간 벙커 버스터 지원을 미국 측에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트럼프 대통령에 반발했다. 하메네이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시오니스트(이스라엘)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 국민은 항복하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또 “이란과 이란인, 그리고 이란의 역사를 아는 똑똑한 사람들은 절대로 이란인에게 위협적인 언어로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미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군사적 개입이 의심할 여지 없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지난 6월 13일 새벽 이스라엘의 기습 공습 이후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부 이란 반체제 매체는 하메네이가 지하 벙커에 은신 중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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