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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해드릴게, 우리한테 와요”…치킨게임 들어갔다는 中전기차, 당국도 우려

  • 송광섭
  • 기사입력:2025.06.03 19:45:13
  • 최종수정:2025.06.03 19: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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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YD 전기차 아토 3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중국 BYD 전기차 아토 3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중국을 대표하는 전기차 업체인 BYD가 ‘가격 전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지난달 BYD를 시작으로 지리자동차, 체리자동차 등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3일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BYD가 자사 22개 모델에 한해 최대 34%의 할인율을 적용한다고 발표한 뒤 일주일 새 차량 가격을 인하한다고 발표한 브랜드는 10개에 육박했다.

가격 인하를 발표한 브랜드는 지리차의 지리갤럭시, 체리차, 광저우자동차의 아이온, 상하이자동차의 롱웨이, 상하이GM, 링파오, 아이엠(IM)의 즈지, 리오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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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갤럭시는 갤럭시 시리즈인 L6와 L7 등을 포함해 7개 모델의 가격을 약 20% 할인하기로 했다. L7의 가격은 할인을 적용받아 9만9800위안(약 1900만원)까지 떨어졌다.

체리차는 차량 구매시 총 100억위안(약 1조90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최대 할인 폭은 5만5000위안(약 1050만원)에 이른다.

아이온은 일부 모델을 대상으로 최대 3만5000위안(약 670만원)을 인하했고, 상하이자동차와 알리바바의 합작사인 아이엠의 즈지는 LS6 모델 등에 한해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최근 수년 새 중국 자동차 시장의 ‘출혈 경쟁’은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 1위로 올라선 BYD가 가격을 낮출 때마다 후발주자들이 뒤따라 가격을 내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지난달 말 ‘공정 경쟁 질서 유지 및 산업 건강 발전 촉진에 관한 제안’을 발표하고 이러한 가격 전쟁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중국 정부는 출혈경쟁을 단속하겠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에 중국 공업정보화부도 “자동차 산업의 내권식(內卷式·과도한 경쟁) 경쟁에 대한 정비 역량을 강화하고 공정한 시장 환경을 확고히 유지할 것”이라며 출혈 경쟁을 단속하기로 했다.

특히 가격 전쟁을 촉발한 BYD 결정을 두고 자동차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BYD의 방대한 재고와 차량용 배터리 안전에 대한 새 국가표준 시행이 주요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BYD의 재고는 공개된 적 없지만 업계에서는 100만대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판매 속도를 고려하면 100만대인 경우 재고 소진에만 3개월가량이 걸리게 된다.

오는 11월 당국이 배터리 안전 기준을 강화한 새 국가표준을 발표한다는 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기존 모델이 새 국가표준에 맞지 않을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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