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에 ‘트럼프세션’ 경고
트럼프 관세전쟁 시작 전부터
1분기 한일 경제 이미 역성장
中은 5.4% ‘어닝 서프라이즈’
“중국 잡으려다 亞동맹 피해
1기 트럼프세션 다시 반복”
“韓, MSCI 선진국 편입 희박,
새 정부 1초의 허니문도 없어”

미국의 저명한 경제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이 트럼프 관세 정책이 시작도 되기 전에 1분기 일본과 한국 경제를 위축시켰다며 이른바 ‘트럼프세션’ 리스크를 경고했다.
트럼프세션은 ‘트럼프’와 ‘리세션’의 합성어로, 트럼프발 경기침체 발생을 뜻한다.
그는 지난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아시아판에 ‘중국보다 동맹국에 더 큰 타격을 주는 트럼프세션’이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지난 트럼프 1기 때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관세 전쟁이 오히려 전통의 아시아 동맹인 일본과 한국 경제를 부수적 피해의 중심에 서게 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5.4%(전년 동기 대비) 성장한 반면, 일본 0.7%(전분기 대비·연율 기준)과 한국이 0.2%(전분기 대비) 역성장한 점을 환기하며 “엄밀히 말하면 지난 1분기는 트럼프의 최악 관세가 부과되기 이전 결과”라고 경고했다.
백악관에서 발산하는 정책 신호와 혼란이 이미 아시아 대표 선진 경제국에 지난 3월 경기 위축 효과를 일으켰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2분기 일본과 한국 성장률이 더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아시아 2위, 4위 경제 대국인 두 나라에 트럼프세션은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순간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염려했다.
그는 트럼프세션 리스크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지지율이 30% 초반에 머무는 가운데 밀려오는 경기 침체 뉴스는 다수당에 복귀하려는 자민당의 희망을 약화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한국 정치권에도 안전띠를 맬 것을 주문했다. 계엄과 탄핵에 따른 정치적 공백 속 새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차기 한국 정부에 (트럼프 행정부는) 단 1초의 허니문 시간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다음 달 발표될 예정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결과에 대해서도 부정적 관측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 수개월간 한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왜 지속되는지를 증명해 보였다”라며 새 정부가 선진국 시장 지위로 격상시키기 위해 지금부터 노력해도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현재 일시 유예 상태에서 개별 국가와 무역협상을 진행 중인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일본과 한국이 냉철한 시각을 유지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중국에 밀리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트럼프 특성상 미국이 일본과 한국에 관세율을 크게 낮출 리 없다는 것이다.
그는 “머지않아 한국의 차기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혹은 (참의원 선거 결과로 바뀔 수 있는) 다른 후임자는 끔찍한 (대중 관세전쟁의) 인질극 영상을 찍는 백악관의 집무실 의자에 자신이 앉아 있음을 실감하게 될 것”이라며 냉철한 현실 인식과 협상 대응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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