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에 대해서는 독재정권 붕괴 후 새로운 과도정부와 관계 개선에 나섰고, 이란에 대해서는 핵 개발 중단과 관련한 '최후통첩'을 던지며 중동 지역 '새판 짜기'를 본격화했다. 그런가 하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4년간 6000억달러(약 850조원)의 투자 유치를 약속받는 경제 동반자 협정을 맺는 등 실리도 챙기며 특유의 '거래의 기술'을 발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걸프협력회의(GCC) 지도자들과의 회의를 앞두고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을 만났다. 양국 정상 간 만남은 25년 만에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알샤라 임시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하며 회담을 시작했다. 회담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알샤라 임시대통령에게 이슬람국가(IS) 재건 방지를 위해 미국과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알샤라 임시대통령은 "이란이 시리아에서 철수한 지금이 기회"라며 "시리아는 '테러리즘'과 싸우고 화학무기를 제거하는 데 미국과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과 동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알샤라 임시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란과 합의하기를 원하지만, 그러려면 이란이 테러 지원을 멈춰야 하고 핵무기를 보유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앞으로 '아브라함 협정'에 더 많은 국가를 계속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브라함 협정이란 이스라엘과 주변 중동 국가들의 관계 정상화를 일컫는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일련의 발언은 중동에 대한 미국 영향력 강화와 함께 미국과 핵협상 중인 이란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런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거래의 기술'을 활용해 경제적 실리도 챙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한 후 미국·사우디 간 6000억달러 규모의 투자(사우디의 대미 투자)·수출(미국의 대사우디 수출)·안보 협력 강화 등 내용을 담은 '전략적 경제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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