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 제안 응해야” 압박에 태세전환

“나는 목요일(15일) 튀르키예에서 푸틴을 기다리겠다. 직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 저녁(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에는 러시아인들이 핑계를 찾지 않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내일부터 완전하고 지속적인 휴전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는 외교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하다. 살상을 지속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언급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벽 크렘린궁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당국에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초 무조건적인 휴전이 선행돼야 러시아와의 직접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여기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에 “우크라이나는 즉시 이에 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스탄불 회담에 누가 직접 나설지는 불분명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이스탄불에서 푸틴 대통령을 기다리겠다고 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X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게시글을 공유하며 “진정한 지도자는 이렇게 행동한다. 그 누구나, 무엇 뒤에도 숨지 않는다”며 “러시아 측이 그런 용기의 한 조각이라도 갖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면 협상이 성사되면 지난 2019년 12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독일·프랑스 정상과 함께 4자가 파리에서 ‘노르망디 형식’의 회담을 한 이후 5년 5개월 만에 만남이다. 노르망디 형식 회담이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간 분쟁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 4개국의 협상 틀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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