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을 대신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연합)과 유럽연합(EU)으로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중국 해관총서는 9일 중국의 올해 4월 수출액이 1년 전보다 8.1% 증가한 3156억9000만달러(약 441조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0.2% 감소한 2195억1000만달러(약 307조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1.9%)를 크게 넘어섰다. 수입액 감소폭도 시장 예상치(-5.9%)보다 작았다. 미국발 관세전쟁이 본격화된 데다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대미 수출이 급감한 와중에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거둔 것이다.
실제 지난달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330억달러(약 46조원)로 지난 3월보다 1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출량은 21% 줄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45%의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아세안과 EU에 대한 수출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대아세안과 대EU 수출량은 각각 21%, 8% 증가했다. 올해 1~4월 누적 수출량에서도 아세안으로의 수출 증가율이 11.5%로 가장 높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관세 폭탄의 영향이 이달부터 드러날 것으로 보고 향후 중국의 수출 실적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수출 호조는 추가 관세를 적용받기 전에 체결한 무역계약 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신용평가사 둥팡진청의 왕칭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고율 관세를 계속 유지할 경우 이달 중국의 대미 수출은 1년 전보다 70~80% 줄어들 수 있다"며 "관세 부과의 영향이 누적되면서 이달에는 수출뿐 아니라 수입도 크게 감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FP통신에 "향후 수개월 동안 무역 데이터는 점차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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