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년 넘는 앙숙이자 '사실상 핵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는 등 6년 만에 군사적으로 충돌하면서 지역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말 영유권 분쟁지인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테러가 발생하면서 촉발된 이번 충돌이 전면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전 세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측은 이날 새벽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내 테러리스트들의 기반시설 등 9곳을 공격하는 '신두르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인도 국방부는 "우리 작전은 철저히 계산해 설정된 것으로 확전 성격은 없다"며 "파키스탄 정규군 시설에 대해서는 전혀 공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측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보복하겠다"고 밝힌 후 미사일 보복을 단행해 인도 전투기 5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미사일 교전 후 사실상 국경선인 카슈미르 지역 실질 통제선(LoC) 곳곳에서 교전이 이어졌다.

국제사회는 핵무기를 보유한 양국 간 충돌이 확전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사회 승인 없이 핵무기를 보유한 인도와 파키스탄은 이스라엘 등과 함께 '비공인 핵보유국' 또는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불린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탄두를 각각 172기, 170기나 보유하고 있다.
이날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성명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다면서 "세계는 양국의 군사적 대립을 감당할 수 없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사태가 조기 종식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회견에서 "매우 유감"이라며 "이 일이 매우 빨리 끝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아직 양국 간 충돌이 핵교전이나 대규모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양측은 극한 상황에 몰리지 않는 한 핵무기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분리 독립한 후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을 놓고 수차례 전쟁을 치렀다. 카슈미르 내 다수인 무슬림은 파키스탄으로 편입하기를 원했지만 소수이자 힌두교도였던 지도층은 인도 편입을 결정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시작됐다. 양국은 지난달 22일 분쟁지역 인도령 카슈미르 휴양지 파할감 인근에서 관광객 등을 상대로 한 무슬림 테러리스트들의 총기 테러가 발생해 26명이 사망한 뒤 일촉즉발 긴장을 이어왔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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