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해임을 재차 압박하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21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71.82포인트(-2.48%) 떨어진 3만8170.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4.50포인트(-2.36%) 내린 5158.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5.55포인트(-2.55%) 내린 1만5870.90에 각각 마감했다.
지난 4월 18일 성(聖)금요일(부활절 전 금요일) 휴장 후 4일 만에 개장한 뉴욕증시는 연준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되는 압박을 우려하는 시각을 반영했다.
미국의 관세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상대로 금리 인하 압박을 지속한 게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이자, 중대 실패자(a major lose)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기 둔화가 있을 수 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17일에도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면서 사퇴 압박성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날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매그니피센트7’(M7) 종목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테슬라와 엔비디아 낙폭이 컸다.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용 H20 반도체 수출 통제로 중국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에 4.51% 급락했다. H20 반도체 수출 통제가 공시로 확인된 뒤 엔비디아 주가는 4월 16~21일, 3거래일 동안 주가가 13.6% 폭락했다.
테슬라 역시 악재가 겹치면서 장중 7% 넘게 폭락하다가 5.75% 하락 마감했다. 주말 사이 테슬라 모델Y 저가 버전 출시가 지연되고, 캘리포니아 주에선 주행거리계 조작으로 소송이 걸렸다는 보도가 나온 데다 4월 22일 장 마감 뒤 발표할 1분기 실적 비관까지 겹쳤다.
애플을 비롯한 나머지 M7 종목들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애플은 1.94%, 알파벳은 2.28%, 마이크로소프트(MS)는 2.35%, 메타플랫폼스는 3.35%, 아마존은 3.06% 하락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6베이시스포인트(bp), 30년물 금리는 10bp 급등했다. 이는 미 국채 가격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화 역시 하락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장중 97.9까지 떨어졌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리솔츠자산운용의 칼리 콕스는 로이터통신에 “미국 주식, 채권, 달러가 동시 하락한 건 1990년 8월이 마지막”이라며 “미국 시장은 지난 35년간 보지 못했던 전방위적 자산 매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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