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계속 협력하기 원해”
美, 엔비디아 저사양칩 이어
인텔도 中수출시 허가 필요
딥시크 美접근차단도 검토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P = 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4/17/news-p.v1.20250417.12a7992577ae4a9a8b67f01586a9058e_P1.jpg)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를 강화한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중국을 방문했다. 17일 중국중앙TV(CCTV)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초청으로 베이징에 도착했다. 올해 1월 이후 3개월 만에 중국을 찾은 황 CEO는 “중국과 계속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황 CEO가 이번 방문으로 돌파구를 마련할지 관심이 모인다. 미국은 중국의 ‘인공지능(AI) 굴기’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AI 칩의 대중국 수출규제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립부 탄 인텔 CEO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에 이어 인텔도 중국에 반도체를 팔려면 미국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텔이 지난주 중국 고객사들에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중 △D램 총 대역폭이 초당 1400GB 이상 △입출력 대역폭이 초당 1100GB 이상 △두 가지를 합친 대역폭이 초당 1700GB 이상 등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은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인텔의 가우디 시리즈는 물론 엔비디아의 중국 판매용 AI 칩인 H20도 이러한 요구사항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FT는 설명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에서 H20 칩을 중국에 수출할 때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엔비디아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규제를 피하기 위해 기존 H100 칩에서 성능을 낮춘 H20 칩을 제작해 중국에 수출해왔는데,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H20 칩까지 수출 제한 조치를 확장한 것이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H20 칩을 중국 수출 허가 품목으로 지정한 것은 AI 컴퓨팅 분야에서 입지가 매우 강력한 엔비디아가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에서 최대 협상 카드로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WSJ는 “엔비디아가 AI 개발을 둘러싸고 패권 경쟁을 벌이는 두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이게 된 셈이며 이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H20 칩을 수출하지 못하면서 1분기(2∼4월)에 55억달러(약 7조8000억원)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최대 경쟁사인 AMD도 중국 판매용 저사양 AI 반도체인 MI308이 정부 수출규제 품목에 포함돼 8억달러(약 1조1366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고 15일 밝혔다.
아울러 미 의회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중국 AI 업체 딥시크에 대한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16쪽짜리 딥시크 조사 보고서에서 “딥시크가 미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딥시크 로고 [로이터 = 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4/17/news-p.v1.20250417.47365ad2e3654d65b9b44d5673d44898_P1.jpg)
위원회는 사이버 보안업체 페루트 시큐리티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중국 정부와 밀접히 연계된 딥시크가 자사 이용자에게서 수집해온 광범위한 데이터를 중국 정부가 소유 중인 통신업체 ‘차이나 모바일’에 전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데이터 전송 범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차이나 모바일 인프라와 통합된 딥시크는 미국인의 개인정보에 대한 잠재적인 접근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이어 “딥시크 앱은 일반적인 AI 챗봇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중국으로 데이터가 유출되게 하고 이용자들의 보안 취약점을 만들어낸다”고 경고했다. 딥시크가 중국 수출이 금지된 미국 반도체 칩을 기반으로 미국에서 훔친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중국 AI 모델의 위험성에 대처하기 위해 AI 칩 수출통제를 확대하고 싱가포르처럼 중국으로 AI 칩이 빠져나갈 위험이 큰 지역에 수출하는 것도 면밀히 조사해달라고 미 정부에 권고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위원회는 엔비디아가 딥시크에 AI 기술을 고의로 제공했는지 그리고 엔비디아가 수출한 AI 칩이 제3국을 우회해 딥시크 등 중국 AI 업체에 흘러 들어갔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 최근 엔비디아의 아시아 지역 칩 판매 조사에 착수했다.
위원회는 엔비디아에 2020년 이후 AI 칩을 500개 이상 구매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11개 아시아 국가에 대한 AI 칩 판매 내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도 딥시크가 미국 기술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징벌 조치를 검토 중이며 미국인의 딥시크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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