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 ‘공포의 목장갑’ 황지원 “(제레미) 뷰리랑 시합이요? 정말 끔찍하죠”
최근 PBA개막전(블루원배)서 쿠드롱에 졌지만 ‘강한 임팩트’
“손 작아 목장갑이 안정적인 브릿지에 도움”
인터벌 짧은 속사포 “공격제한시간 3~5초면 충분”
동호인 활동하다 재작년 3부투어 등록하며 PBA 데뷔
강한 인상과 정반대 유하고 수줍은 성격 ’반전매력‘
프로데뷔 할때는 1부투어 진입 목표…“올시즌엔 4강“
‘속사포 공격’ 황지원은 (제레미) 뷰리와 경기를 한다면? 이란 질문에 “정말 끔직할 거 같다”며 웃었다.지난달 PBA 22/23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배 PBA챔피언십’ 주인공은 우승자 조재호다. 하지만, 조재호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가 황지원(49)이다.
황지원은 이 대회 첫 경기인 128강서 응우옌꾸억응우옌을 제압(세트스코어 2:2 승부치기 승)했다. 64강서는 비록 ‘당구황제’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에 1:3으로 패했으나 첫 세트(15:2 승)를 따내며 천하의 쿠드롱을 당황케 했다.
그는 동호인 활동하다 2년전 PBA 3부투어(챌린지투어)에 등록, 프로에 데뷔했다. 당시 시즌 13위를 차지하며 큐스쿨에 진출해 최종29위로 21/22시즌 1부투어에 합류했다.
하지만 대부분 ‘128강 탈락‘ 고배를 마시며 1부투어의 벽을 실감했다. 다행히 마지막 대회(웰뱅배)에서 8강에 오르며 1부투어에 잔류했고, 올시즌 개막전부터 당구팬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개막전 이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는 황지원을 MK빌리어드뉴스가 만났다. 서울 석관동 MK빌리어드뉴스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내 황지원은 강한 인상이 무색할 정도로 연신 쑥쓰러워했다. 인터뷰 후 황지원은 당구팬들을 위해 본인 특유의 빠른 인터벌을 이용한 ‘속사포 당구’도 선보였다. (인터뷰내용 및 속사포당구는 조만간 유튜브로도 소개될 예정이다)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20/21시즌 PBA 3부(챌린지투어) 등록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부터 1부투어서 활동하고 있다. 인천 청라 빌스퀘어당구장서 주로 연습한다.
△PBA 합류 전까지의 경력은.
=선수 경력은 없고 아마추어(동호인) 활동만 했다. 워낙 어릴 적부터 당구를 쳤기에 당구레슨도 하고, 동호인 시합도 나가며 당구와 밀접하게 살아왔다. 동호인시절 입상 경력도 적지 않다.
△프로에 도전한 계기는.
=1~4부로 치러지는 아마추어 시합서 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주위분들이 “PBA가 생겼으니 한번 도전해보라”고 권유해서 프로에 도전하게 됐다.
△챌린지투어(3부)로 시작했다. PBA에 도전할 때 목표는.
=처음에는 ‘일단 선수생활을 시작했으니 1부투어까지는 가보자’라고 생각했다.
△올시즌 개막전 쿠드롱과의 대결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쿠드롱과 대결이 확정됐을 때 기분이 어땠나.
=너무 훌륭한 선수이기에 이기기는 힘들겠지만 일단 열심히 쳐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편하게 쳐야겠다는 생각도 한 것 같다.
황지원은 개막전 128강에서 베트남의 응우옌꾸억응우옌과 세트스코어 2:2까지 접전끝에 승부치기 승으로 64강에 진출했다.
“공 맞는 소리부터 달랐습니다” 황지원은 쿠드롱에 대해 “역시 당구황제”라고 했다.=워낙 잘 치는 선수이기 때문에 1세트서 밀리면 전혀 가망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1세트는 무조건 가져와야겠다는 마음으로 최대한 집중해서 쳤다.
△3세트를 이길 수 있었는데. (황지원은 3세트 13:14로 14이닝 공격에서 걸어치기 뱅크샷을 시도했는데 너무 얇게 맞아 득점에 실패했고, 쿠드롱이 이어진 공격에서 득점, 13:15로 패했다)
=너무 아쉬운 기억이다. 마지막 뱅크샷을 시도할 때 평소처럼 쳤다면 맞출 수 있었을 텐데 수비를 생각하다 보니 평소와 다르게 공격한 것이 패착이었다. 제일 아쉬운 부분이다.
△쿠드롱과 경기해보니 어땠나.
=아마추어 시절 (쿠드롱과) 경기를 한 번 해본 적 있고, 당시에도 굉장한 선수라 느꼈다. 지금은 나도 선수가 됐고, 실력도 확실히 좋아진 상황이지만 이번에 경기를 해보니 ‘역시 황제는 황제다. 대단한 선수구나’라는 걸 또한번 느꼈다. 쿠드롱은 일단 공 맞는 소리부터 다른선수들과 달랐다. 이 외에도 볼컨트롤, 회전량 등이 정말 대단한 수준이다. 부러울 따름이다.
△또 상대해보고 싶은 선수가 있나.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다. 쿠드롱과 함께 유이하게 공 맞는 소리가 다른 선수다.
△목장갑 끼는 게 화제가 됐다. 목장갑을 쓰는 이유는.
=손이 작은 편이라 미끄러운 재질의 장갑을 끼면 브릿지가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목장갑은 조금 두꺼운 편이다 보니 브릿지가 안정적으로 형성된다. 당구를 시작할 때부터 해오던 습관이라 계속 쓰게 된다.
△혹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목장갑을 쓰는건 아닌지.
=전혀 아니다. 주변에서도 자주 “선수생활 하는데 무슨 목장갑이냐. 너무한 거 아니냐” 이런 말을 많이 해서 한 달 정도 얇은 장갑을 끼고 연습해 본 적 있다. 그런데 도저히 적응이 안 됐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목장갑을 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목장갑에 후원사 패치를 붙일 계획이라던데.
=후원사(빌마트)가 있고 목장갑도 이슈가 됐으니 대표님께 제의를 했다. 사실 지난 시즌에 할 수도 있었는데 인쇄가 탐탁지 않아 다시 만들고 있다. 잘하면 오는 16일 시작하는 2차투어부터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목장갑 말고도 인터벌이 짧은, 일명 ‘속사포 당구’로도 유명한데.
=예전부터 인터벌이 유독 짧았다. 아직까지 나보다 빨리 치는 사람을 본 적 없다. 사실 예전에는 이게 큰 약점이기도 했다. 아마추어 시절 때 “황지원이랑 시합할 때는 (시간끌기 위해) 테이블 두 바퀴만 돌아라. 그럼 이길 수 있다” 이런 말을 주위에서 듣기도 했다. 하하.
황지원은 공이 멈추기 전에 이미 공격 ‘초이스’를 결정한다고 했다.
손이 작아서 목장갑을 쓴다는 황지원의 올시즌 목표는 ‘4강 진출’이다.=공이 완전히 멈추기 전에 이미 초이스가 거의 끝난다. 워낙 많이 치다보니 몸으로 반응하는 것 같다. 물론 다른 선수들처럼 신중하게 공을 쳐보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게 내 템포를 해쳤다.
△만약 제레미 뷰리와 경기를 한다면. (프랑스의 제레미 뷰리는 대부분의 샷을 공격제한 시간을 꽉 채워 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미 정신적으로도 지고 들어갈 것 같다. 실력이 너무 좋은 선수인 건 맞지만, 무엇보다 시간을 꽉 채워서 치기에 같이 치기는 정말 힘들 것 같다.
△본인 기준으로 PBA 공격제한 시간이 몇 초면 될 거 같나. (현재 PBA 공격제한 시간은 35초다)
=3~5초면 되지 않을까. 응우옌과 경기할 때 나는 3~5초 내에 쳤고, 응우옌은 3~5초를 남기고 치더라. 공격제한 시간이 왜 35초나 필요한지 모르겠다. 하하.
‘반전매력’. 황지원은 외모는 강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부드러운 남자였다. 좋아하는 색깔도 핑크색과 빨간색이다.=그런 말을 많이 듣지만 실제 성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유한 성격이어서 여자선수(LPBA)들과 많이 친하다. 대표적으로 박다솜 선수와 자주 경기를 한다. 여자선수들은 오히려 내가 귀엽다고 한다. 하하. 색깔도 핑크색, 빨간색을 좋아한다.
△연습 패턴은.
=오전 11시쯤 집을 나서서 당구장에 가면 레슨, 또는 연습을 한다. 연습할 때는 오히려 시합 보다 진지하다. ‘연습은 열심히, 시합은 가볍게.’ 이게 내 모토다.
△당구수지와 쓰고 있는 용품은.
=수지는 40점이고, 큐를 비롯해 대부분의 당구용품은 ‘퓨리’ 제품을 쓰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프로선수니 최종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지난시즌 8강에 가봤으니 올시즌엔 4강에 한번 가보고 싶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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