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현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이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높지만 절세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채권 투자 등 자산 배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식 투자에서는 하락장에서 위험을 방어할 수 있는 '손익차등형 펀드'를 추천했다. 손익차등형 펀드는 손실이 나더라도 하락률 15%까지는 후순위 투자자가 손실을 부담하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 개인 고객의 금융 상품 잔액은 최근 80조원을 돌파했으며 매달 1조5000억원가량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15조원가량의 개인 고객 잔액을 늘릴 수 있었던 주된 상품은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거나 현금 흐름이 잘 나오는 인컴형이었다.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WM) 부문은 글로벌 경쟁력이 타사 대비 강점으로 꼽힌다. 골드만삭스나 칼라일, 아폴로 등의 글로벌 운용사와 제휴를 통해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스티펄파이낸셜과 독점적으로 제휴해 글로벌 운용사의 현지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골드만삭스에서 선별한 미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 골드만삭스 미국 테크 펀드는 지난달 설정 첫날 2000억원 이상 판매될 정도로 관심이 몰렸다.
박 그룹장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주식으로는 여전히 많은 돈이 유입되고 있다"면서 "미국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많이 올라 부담스럽다면 중국 AI주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절세 측면에선 해외 채권을 추천했다. 브라질 채권은 연 13%의 높은 수익률에도 이자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부여되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를 고민하는 자산가들 사이에 특히 인기가 높은 상품이다.
브라질 채권이 아니더라도 해외 채권은 가격 상승과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일본 장기 국채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일본 장기채는 저쿠폰 상품이라 이자 소득보다는 채권 자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선호한다. 박 그룹장은 " 일본 장기 금리가 잠시 이례적으로 높아진 상황인데 결국 평균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본다"면서 "엔화가 절상될 수 있다고 보면 일본 장기채 역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채권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하이일드 채권도 투자 대상이다. 박 그룹장은 "양호한 경기 흐름이 계속되면서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있다"면서도 "경기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비중을 조절하는 멀티 인컴 펀드가 낫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 부문이 강한 한국투자증권은 가업 승계 컨설팅에서도 IB와 WM 부문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비상장 중소·중견기업이 여러 상황으로 인해 승계가 어려운 경우에 좋은 조건으로 회사를 매각할 수 있도록 돕는 데 IB 부문과 협업한다.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등 계열사 역시 적절한 매수자를 찾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 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GWM)가 매각 단계, 매각 이후 양도세 납부, 패밀리 오피스 설립, 자금 운용을 위한 포트폴리오 설계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가업 승계를 희망하는 경우엔 회사의 재무 구조와 지분 구조를 검토해 가업상속증여세 과세 특례와 가업상속공제를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이드를 제공한다. 실행 단계에서 IB 부문과 제휴 법무법인, 세무법인이 협업해 최적의 구조를 설계해 상속증여세를 낮추는 솔루션을 주고 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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