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설립된 민테이블은 그 동안 국내 3쿠션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아울러 적극적인 세계시장 공략을 통해 ‘국산 테이블’ 성능을 널리 알려왔다. 민 대표는 세계 어느곳을 가더라도 민테이블 당구대서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꿈꿨다고 한다. 그 노력의 결과 민테이블은 현재 베트남, 미국, 일본, 콜롬비아 등 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민테이블은 국산테이블 중 가장 많은 수출을 기록하며 세계시장에 국산 당구대를 알리는 첨병역할을 했다. 베트남행 수출 테이블을 컨테이너에 모두 실은 후 사무실에서 민 대표를 만났다.

▲베트남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는.
=10여 년 전부터 베트남의 전국당구대회를 후원하며 인지도를 높여왔다. 민테이블을 직접 체험해 본 선수와 동호인들이 민테이블을 많이 찾는다. ‘클럽 이노베이션’은 국내 선수와 동호인이 선호하는 ‘높은 반발력’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제품이다. 그런데 베트남에서도 이런 특성의 ‘클럽 이노베이션’을 좋아하더라.
▲수출 얘기를 좀더 하겠다. 민테이블 제품은 몇 나라에 수출되나.
=현재 베트남, 미국, 일본,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까지 6개 국가에 민테이블을 수출한다. 이 중 베트남 비중이 약 70%로 민테이블에겐 최대시장인 셈이다.
▲국산 당구테이블 전체로는 수출량이 얼마나 되나.
=다른 회사 개별 사정은 알수 없지만 전체적인 규모는 관세청 통계로 파악할 수 있다. 1년에 수출되는 국산 당구테이블은 350~500대다. 우리(민테이블)가 약 200대 안팎이이서 절반 가량 차지한다. 관세청 통계로는 민테이블이 2016년부터 4년간 국산테이블 업체 중 가장 많은 당구테이블을 수출했다.
(인터뷰 후 민 대표는 국산 당구테이블 수출에서 민테이블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52%(165톤), 2017년 52%(234톤), 2018년 40.9%(164톤), 2019년 49.2%(259톤)라는 통계자료를 보내왔다)

▲PBA 후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PBA를 통해 한국 3쿠션이 세계 3쿠션을 주도하는데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2003년 민테이블을 창립하며 ‘세계 어느곳에서도 민테이블 당구대를 만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걸 목표로 했고 지금도 이를 위해 애쓰고 있다.
(회사 설립 후) 지난 17년 간 수많은 국내외 당구계 인사를 만났다. 그 결과 한국당구는 세계 어느곳과 견줘도 뒤지지 않을 인프라를 갖췄으며, 곧 세계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PBA는 이를 이룰 수 있는 첫 걸음을 시작한 것이기에 민테이블이 적극 돕고 있다.
▲당구 테이블 제조에 뛰어들게된 배경이 궁금하다.
=대한당구연맹 5대 회장을 역임한 아버님(민영길 부영목재 대표) 영향이 컸다. 아버님은 1980년대 건설용 목재를 제작하는 부영목재를 운영하셨다. 그러던 중 주변에서 당구대에 쓸 목재가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시 흔치않던 당구대 용 목재를 만드셨다. 그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0년 ‘풀코’라는 당구대 제조사를 직접 차리셨다.
▲지금 사명(社名)은 민테이블인데.
=풀코 당구대를 만들었지만 당시 인지도가 낮아 사업이 어려웠다. 아버님은 다른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고, 구체적으로 논의가 됐다. 그때 내가 풀코를 인수하겠다고 했다. 결국 아버님 반대를 무릅쓰고 인수했다. 인수하자마자 회사 이름을 민테이블로 바꿨다. 2003년의 일이다.

▲그 이후는.
=2007년에 당구장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당구가 국내서 ‘놀이 문화’로 인정받은 것이다. 당구장 업주들이 당시 흔치않던 ‘국산당구대’ 민테이블을 많이 찾았다. 주문하면 6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하하.
아울러 생활체육 종목인 당구대회가 전국에서 꾸준히 열리기 시작했다. 민테이블도 점차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자신감이 생기자 세계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2008년 수원3쿠션월드컵때 민테이블 ‘클럽’ 테이블을 후원하며 국제대회 후원에 적극 나섰다.
▲신생 업체로서 국제대회 후원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우리보다 먼저 자리잡은 국내외 테이블 제조업체가 많아 쉽지 않았다. 그래서 베트남 시장을 먼저 공략했다. 베트남당구연맹과 직접 연락해 베트남서 열리는 전국대회에 테이블을 후원 했다. 이로 인해 얻은 국제적인 인지도로 2008년 수원월드컵 후원이 가능했다. 같은 해 열린 아시아3쿠션선수권에도 민테이블 당구대를 후원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아시아를 넘어 미국, 남미 등에도 테이블을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세계시장에서 인지도를 키워오며 세계3쿠션선수권과 3쿠션월드컵에 꾸준히 테이블을 후원할 수 있었다.
▲대회에서 아찔했던 일도 겪었다고 들었다.
=2005년 대구에서 열린 ‘두산위브배 3쿠션 초청대회’때다. 공식테이블 후원사로 민테이블이 참여했다. 토브욘 브롬달(스웨덴)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세미흐 사이그네(터키) 등 세계 톱랭커 8명이 출전했다.
세계 톱랭커들이 국내서 경기한다는 소식에 관중도 많이 모였으며 당구계 관심도 뜨거웠다. 그런 자리에서 아찔한 일이 생겼다.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선수가 친 공이 쿠션에 맞을 때마다 안이 비어있는 듯이 ‘텅, 텅’ 소리가 났다. 정말 식은땀이 났다. 당구대 설치기사와 함께 경기를 봤는데 서로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였다.
▲어떻게 보완했나.
=대회 끝나고 설치기사, 공장장과 함께 대대적으로 테이블을 수정했다. 100번이 넘게 테이블에 들어가는 재료와 제조방법을 바꿔가며 보완했다. 결국 3년 뒤에는 이런 문제들이 해결돼 업그레이드된 ‘클럽’ 테이블을 수원3쿠션월드컵에 후원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테이블을 보완했고 2013년 출시된 국제식 대대 ‘스타디움’은 2014년과 2015년 구리3쿠션월드컵 공식테이블로 지정됐다. 2015년 구리3쿠션월드컵 때는 전 경기 평균애버리지가 1.8이 나오며 선수들도 만족해 했다. 당시 우승한 에디 먹스(벨기에·4위)는 우승소감을 통해 “나이스 테이블(Nice Table)”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속으로 굉장히 뿌듯했고 ‘이제 세계에서도 민테이블이 인정받는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민테이블서 만드는 제품 라인업은.
=국제식대대, 중대, 포켓테이블, 당구테이블 천(라사지)을 만들고 있다. 국제식 대대로는 지난 시즌 PBA2차전 공식테이블 ‘스타디움 이노베이션’과 5차전 공식테이블 ‘클럽 이노베이션’ 2가지가 있다.
중대 테이블은 ‘오리엔트’와 ‘클럽2’ ‘스타디움’이 있고 포켓 테이블은 ‘클럽 포켓’과 ‘스타디움 포켓’이 있다. 당구테이블 천(라사지)으로는 ‘타키니’가 있는데, 예전 풀코 근무할 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만든 제품이다.
▲민테이블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거 같다.
=그간 세계시장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바탕으로 이제는 당당히 민테이블 당구대가 ‘세계최고 품질’을 갖췄다고 자신한다. 국내서도 민테이블 제품은 최근 6개월 간 200여대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3쿠션이 세계 중심이 아니라는 것은 무척 아쉬운 점이다.

또 UMB가 2019년부터 월드컵대회에 사용되는 당구테이블에는 의무적으로 UMB 후원 유럽 특정업체 ‘고무쿠션’을 사용하도록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당구테이블 중 쿠션에 사용되는 고무는 테이블 성능과 기준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UMB 후원사라는 이유로 특정업체 고무쿠션을 사용하라는 것은 불합리하며 이해할 수 없다. 국산당구대 성능과 세계적인 인지도가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세계3쿠션 시장 중심은 한국이 아닌 것이다.
민테이블은 PBA와 적극 협력해 ‘3쿠션 강국’ 한국이 중심이 되는 세계3쿠션 시장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이를 위해 민테이블도 지속적으로 PBA대회를 후원하고 PBA대회에 걸맞는 테이블을 제작해 한국이 세계3쿠션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PBA 출범 후 미국이나 남미 등에서도 생중계로 PBA경기를 시청한다고 알고 있다. 한국이 세계3쿠션 시장의 중심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한국 포켓볼과 스누커, 잉글리시빌리아드도 함께 발전하리라 믿는다. 민테이블은 한국당구가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3쿠션 세계시장 개척은 물론, 다른종목에도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dabinnett@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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