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그알]④1984년 창업 부산 남성당구장 국제식 대대 3대 중대 5대 영업중…단골 많아 안철홍 대표 91년 월드컵당구대회 본선진출 경력 “어렸던 학생들 직장인 돼 찾아오니 더 기뻐” 서울 영등포 당산동에는 36년된 당구장 있어
기사입력:2018.05.01 08:00:02
최종수정:2018-05-02 01:12:47
[MK빌리어드뉴스 이우석 기자] 전국 당구장수는 2만4000~2만5000개에 달한다. 전국 어디에서든 5분이면 찾을 수 있는 곳이 당구장이다. 작년말 금연을 계기로 당구는 국민 생활스포츠로 발돋움하고 있다. 아울러 당구장도 더욱 고급화 대형화되는 추세다. 그런 가운데 수 십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운영 중인 당구장이 있다.
부산광역시 수영구에 위치한 남성당구장. 231.4㎡(70평)의 공간에 국제식 대대 3대와 중대 5대를 갖춘 이곳은 지난 1984년부터 무려 34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같은 주인이 운영하고 있는 당구장이다.
MK빌리어드뉴스의 ‘당구, 그것이 알고싶다’ 네 번째 주제는 3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켜온 ‘장수 당구장’에 관한 이야기다.
부산광역시 수영구에 위치한 남성당구장. 부산도시철도 2호선 광안역 4번 출구를 나와 곧장 30m쯤 걸어가다 보면 붉은색 벽돌 건물 3층에 위치한 큰 간판이 눈에 띈다. 231.4㎡(70평)의 공간에 국제식 대대 3대와 중대 5대를 갖춘 이곳은 지난 1984년 개업했다. 무려 34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같은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당구장이다.
“보통사람들은 이래 오래 몬합니더. 빵 좋아하는 사람이 빵집 차리는 것처럼 지도 당구 칠라고 당구장 냈지예. 허허.”
남성 당구장 안철홍(57) 대표는 구수한 부산 사투리로 대화에 응했다. 그가 34년 동안 당구장을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누구보다 당구에 대한 애착이 강한 이유였다고.
안 대표가 23살 되던 해인 1984년, 당구를 좋아하던 친형이 당구장 개업을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열게 된게 지금의 ‘남성(南星) 당구장’이다. ‘물 만난 물고기’가 된 젊은 사장은 1987년 지역 대회에 출전했다 김종구 당시 부산당구선수회 선수부장의 눈에 띄며 선수생활을 시작, ‘큰 물’에 뛰어들었다.
당시 무명이었던 그는 91년 ‘서울월드컵당구대회’와 92년 ‘도쿄월드컵당구대회’에 거푸 본선에 오르며 이름을 떨쳤다.
당구장 업주로서 그는 새로운 당구용품에 대한 욕심도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국제식 테이블. 국제식 테이블이 흔하지 않던 1993년 안 대표는 부산 최초로 프랑스산 ‘쉐빌로트’ 테이블 3대를 들여놨다. 3쿠션 인기 바람을 타고 부산에서 남성당구장은 더욱 유명해졌고, 곧 부산당구의 중심이 됐다.
국제식 테이블이 흔하지 않던 1993년 안 대표는 부산 최초로 프랑스산 ‘쉐빌로트’ 테이블 3대를 들여놨다. 당시 테이블은 수명을 다해 2008년 사진 속 보이는 테이블로 교체했다.
’당구 황제’ 토브욘 브롬달을 초청해 교류전을 가질 만큼 남성당구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고 이상천 선배님이 전국을 돌면서 당구를 홍보했었는데, 1998년에는 브롬달이 우리 당구장에 와서 (부산당구)연맹 선수들하고 교류전도 갖고 그랬지예.”
한때 "당구 황제’ 토브욘 브롬달을 초청해 교류전을 가질 만큼 남성당구장은 "부산 당구의 중심"이었다. 사진은 지난 1998년 브롬달 초청 당시.
2018년 남성당구장 손님들은 대개 오래된 단골 손님들이다. 학창시절 당구장을 찾던 꼬마들이 이제는 훌쩍 큰 직장인이 되어 당구장을 찾기도 한다고.
“학생이었던 친구들이 여기 생각이 많이 났는가 보데예. 그때 생각난다고 1~2시간 걸려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습니더. 어엿한 직장인이 되서 찾아와주니 너무 고맙고, 오래 당구장 한 게 후회가 안됩니더. 허허”
당구가 좋아 업으로 삼은 지 34년 째. 이젠 부산 시니어 당구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당구장을 운영 중이다. 더욱 넓은 곳으로 이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어도, 당구장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고. “천직이라 생각하고 계속 당구장할낍니더. 죽을 때까지 해야지예. 하하.”
“천직이라 생각하고 계속 당구장할낍니더. 죽을 때까지 해야지예. 하하.” 부산 남성당구장의 주인 안철홍 원로.
취재 결과, 34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켜온 남성당구장 외에도 서울에는 상도동 숭실대학교 근처 허리우드당구장, 영등포 당산동 고을밖당구장이 각각 30년, 36년째 같은 업주가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김인수 전국당구장대표협동조합 대표는 이들 ‘장수’ 당구장에 대해 “오랜 기간 같은 자리에서 당구장을 운영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업주의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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