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호주가 만리장성을 넘어 아시아 정상에 섰다.
호주는 18일(한국시간) 사우디 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중국과의 FIBA 제다 아시아컵 2025 결승에서 접전 끝 90-89로 승리, 우승했다.
이로써 호주는 2017년 첫 참가 후 18연승 행진, 그리고 2003년 중국 이후 무려 22년 만에 아시아컵 3연패를 이뤘다.

3년 전 와엘 아라지의 레바논을 상대로 고전했던 호주, 이번에는 중국의 거센 도전을 극복해야 했다. 한때 15점차로 밀렸던 그들이지만 결국 강력한 뒷심을 발휘, 결국 아시아 정상에 다시 섰다.
호주는 재비어 쿡스가 30점 9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무려 7개의 자유투를 놓쳤음에도 가장 돋보였다.
이외에도 제일린 갤러웨이가 3점슛 6개 포함 23점 5리바운드, 윌리엄 히키가 15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 2블록슛, 잭 맥베이가 11점 2어시스트를 기록, 활약했다.
호주 최초의 아시아컵 MVP는 갤러웨이로 선정됐다. 그리고 베스트 5에는 갤러웨이 포함 시나 바헤디, 맥베이, 왕준제, 후진추가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아시아컵 정상에 도전했다. 원정 결승 진출은 2005년 이후 20년 만이었다. 그들의 도전은 위대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주축 전력이 대거 빠진 상황에도 호주를 상대로 잘 싸운 그들이다. 중국의 아시아컵 준우승은 2009년 이후 16년 만이다.
후밍쉬안이 3점슛 5개 포함 26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후진추가 20점 10리바운드를 기록, 분전했다.
자오루이(10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 청슈아이펑(12점), 왕준제(9점 4리바운드) 역시 힘을 냈으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호주는 아시아컵 참가 후 처음으로 토너먼트에서 1쿼터 리드를 내줬다. 그동안 조별리그에서 일본, 사우디 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에 밀린 적이 있으나 토너먼트는 처음이었다. 그만큼 중국은 날카로웠고 호주는 당황했다.
후진추의 초반 러시에 밀린 호주. 쿡스의 미스 매치 활용, 그리고 히키의 속공 덩크로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으나 왕준제까지 가세한 중국을 쉽게 공략할 수 없었다. 폭스웰과 갤러웨이의 3점슛에도 리드를 가져가지 못했다. 오히려 후밍쉬안에게 연속 7점을 허용, 밀리고 말았다. 끝내 1쿼터를 17-25로 밀린 호주다.
2쿼터 시작도 불안했다. 화이트가 모든 자유투를 실패한 것. 이후 자오루이와 왕준제, 후진추에게 연달아 실점, 한때 21-36, 15점차까지 밀렸다. 쿡스의 미스 매치 공략은 위력적이었으나 홀로 중국과 정면 승부하는 건 힘겨웠다.
히키의 림 어택 이후 맥네이, 맥베이를 앞세운 호주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그리고 쿡스의 득점력이 폭발, 후밍쉬안의 중국에 밀리지 않았다. 호주는 전반을 42-46, 4점차로 쫓으며 후반을 맞이했다.


후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국이 달아나면 호주가 쫓는 흐름이 이어졌다. 갤러웨이의 화력이 폭발했고 히키, 쿡스가 힘을 내면서 화력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역전에 성공, 흐름을 바꿨다. 하나, 쿡스의 자유투가 말을 듣지 않으면서 리드 기회를 잃었다. 불행 중 다행히 히키의 점퍼, 갤러웨이의 3점슛이 림을 가르며 3쿼터를 68-71로 끝냈다.
4쿼터도 시작은 쿡스의 차례였다. 그는 노골적인 림 어택으로 중국을 괴롭혔다. 후밍쉬안과 청슈아이펑, 후진추의 공세에 접전을 이어갔지만 갤러웨이가 중요한 순간마다 3점슛을 성공, 밀리지 않았다.
쿡스의 멋진 패스 이후 히키의 앤드원 플레이가 코트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후밍쉬안에게 3점슛을 얻어맞았으나 히키의 득점, 맥네이의 자유투로 89-87 리드했다. 그리고 레이멍의 3점슛을 화이트가 블록슛, 그대로 승리하는 듯했던 호주다.
하지만 쿡스가 리바운드를 잡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자오루이에게 파울을 얻어냈으나 이후 동작에서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을 저지른 것. 쿡스는 자유투 1개를 놓쳤으나 90-87, 3점차 리드를 만들었다. 자오루이 역시 자유투를 전부 성공, 스코어는 90-89가 됐다. 중국의 마지막 공격은 손이 가장 뜨거웠던 후밍쉬안이 책임졌다. 하나, 슈팅 과정에서 한 번 미끄러지며 밸런스를 잃었고 결국 실패, 호주가 접전 끝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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