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전 레지 밀러를 떠오르게 한 인디애나의 영웅. 그러나 ‘독설가’ 스티븐 A. 스미스는 그를 슈퍼스타로 인정하지 않았다.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지난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뉴욕 닉스와의 2024-25 NBA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1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 138-135로 승리했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할리버튼의 동점 점퍼였다. 그는 4쿼터 종료 직전 123-125로 밀린 상황에서 점퍼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목을 조르는 세리머니, 즉 ‘초크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뉴욕 팬들에게 있어 할리버튼의 ‘초크 세리머니’는 악몽과 같다. 지금으로부터 31년 전, 1993-94시즌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5차전에서 밀러가 선보인 세리머니와 같기 때문이다. 장소도 매디슨 스퀘어 가든으로 같다. 할리버튼은 ‘TNT’ 해설위원으로 있었던 밀러 앞에서 31년 만에 뜻깊은 세리머니를 펼쳤다.
사실 할리버튼은 자신의 동점 점퍼가 위닝 3점슛이라고 착각, 승리를 확정 짓는 순간에 ‘초크 세리머니’를 했다고 밝혔다. 결국 2점으로 인정되며 연장까지 이어졌으나 인디애나는 승리했고 할리버튼의 ‘초크 세리머니’도 의미를 잃지 않았다.
할리버튼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속상했다. 속으로 ‘제발, 이 세리머니를 낭비한 게 아니기를’이라고 바랐다”며 “이 세리머니는 반드시 필요한 순간에 쓰려고 했다. 그걸 낭비하게 된 것 같아 속상했다. 그럼에도 승리해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이 세리머니를 밀러 앞에서,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할 수 있었기에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때 이러한 분위기를 깨는 남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스미스였다. 그는 한순간 최고의 남자가 된 할리버튼에 대해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이번에 보여준 빅 샷으로 슈퍼스타라고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미스는 ‘ESPN’의 ‘퍼스트 테이크’에서 할리버튼은 아직 슈퍼스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슈퍼스타로 불리는 건 극소수에게만 허락되는 일이다. 나는 그가 슈퍼스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물론 스미스가 할리버튼에 악감정이 있는 건 아니다. 그는 뉴욕의 열정적인 팬이며 과거 할리버튼이 NBA 드래프트에 참가했을 때 반드시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스미스는 뉴욕이 전체 8순위 지명권으로 할리버튼 대신 오비 토핀을 지명하자 특별한 가드를 놓쳤다고 아쉬워했다. 토핀에 대한 평가가 좋았기에 뉴욕의 지명은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할리버튼은 뉴욕에 없는 유형의 가드였고 토핀이 합류한 포워드진은 포화 상태였다.

스미스가 할리버튼을 슈퍼스타라고 평가하지 않은 건 결국 기준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히 빅 샷을 터뜨렸다고 해서 슈퍼스타라는 타이틀을 주는 것을 반대했다.
스미스는 “(로버트)오리 역시 중요한 순간 빅 샷을 많이 성공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를 슈퍼스타라고 할 수 있나?”고 전했다.
스미스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다. 할리버튼은 이제 슈퍼스타로 성장해야 할 선수다. 그러나 컨퍼런스 파이널과 같은 큰 무대에서 마지막 슈팅을 책임질 정도로 크게 성장한 것도 사실이다. 2024 파리올림픽에선 ‘어벤저스’의 일원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지금의 할리버튼은 분명 슈퍼스타에 가까운 선수가 됐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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