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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책성 교체→2타점 결승타 쾅!’ 반등 계기 마련한 NC 박세혁, 부활 예고했다…“느낌 좋아, 밸런스 괜찮아지고 있다” [MK인터뷰]

  • 이한주
  • 기사입력:2025.05.12 07:40:00
  • 최종수정:2025.05.12 0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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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좋다. 밸런스도 괜찮아지고 있다.”

박세혁(NC 다이노스)의 부진이 끝날 조짐이다.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이호준 감독이 이끄는 NC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더블헤더 2차전에서 이승엽 감독의 두산 베어스를 5-2로 격파했다. 이로써 더블헤더를 독식함과 동시에 파죽의 7연승을 달린 NC는 17승 1무 18패를 기록, 당당히 4위에 이름을 올렸다. 5할 승률에도 1승만을 남겨놓은 상황이다.

11일 두산 더블헤더 2차전이 끝나고 만난 박세혁. 사진(잠실 서울)=이한주 기자
11일 두산 더블헤더 2차전이 끝나고 만난 박세혁. 사진(잠실 서울)=이한주 기자
11일 두산 더블헤더 2차전에서 결승타를 때려낸 박세혁. 사진=NC 제공
11일 두산 더블헤더 2차전에서 결승타를 때려낸 박세혁. 사진=NC 제공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박세혁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결정적인 순간 불방망이를 휘둘렀으며, 안정적인 리드로 투수들의 호투까지 이끌었다.

2회초 삼진으로 돌아선 박세혁의 방망이는 3회초 매섭게 돌아갔다.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2사 만루에서 상대 우완 불펜 자원 홍민규의 4구 145km 패스트볼을 통타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이후 6회초 좌익수 플라이, 8회초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이번 경기 박세혁의 성적은 4타수 1안타 2타점이 됐다. 결승타의 영광도 돌아왔다.

경기 후 박세혁은 “홍민규가 어린 투수인데 굉장히 잘 던진다 했다. 체인지업과 패스트볼을 구사한다 들었다. 볼카운트가 유리해지면서 패스트볼에 포커스를 맞췄는데, 운 좋게 (수비진을) 빠져나갔다”며 “오랜만에 적시타, 결승타를 쳤는데, 기분이 좋았다. 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벤치에 있던 선수들 덕분이다. 고참들을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제가 나갈 때 응원을 많이 해준다. 최근 성적이 안 좋았지만, 팀원들에게 너무 고맙다 말하고 싶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11일 두산 더블헤더 2차전 결승타를 치며 1차전 아쉬움을 털어낸 박세혁. 사진=NC 제공
11일 두산 더블헤더 2차전 결승타를 치며 1차전 아쉬움을 털어낸 박세혁. 사진=NC 제공

특히 더블헤더 1차전의 아쉬움을 털어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는 성과였다. 박세혁은 1차전에 선발 출격했으나, 아쉬운 수비를 범해 한 타석도 서보지 못하고 안중열로 교체됐다. 1차전이 끝난 뒤 이호준 감독은 “1회 수비에서 아쉬운 장면들이 연달아 나오며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어수선한 흐름을 바로잡기 위해 빠르게 선수 교체를 했다”고 설명했다. 문책성 교체였다.

그럼에도 박세혁은 흔들리지 않았다. 귀중한 순간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며 빠르게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그는 “(이른 교체는) 제가 뭘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선수는 교체되면 교체되는 대로 빠질 수 밖에 없다. 덤덤히 받아들이려 했다”며 “(1차전에) 너무 집중하고 욕심 부리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2차전에는 편하게 해보자 생각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유려한 투수 리드 또한 빛났다. 2승(1패)을 수확한 선발 최성영(5이닝 2실점)을 비롯해 김녹원(홀, 1이닝 무실점)-김진호(홀, 1이닝 무실점)-배재환(홀, 1이닝 무실점)-류진욱(세, 1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이끌었다.

11일 두산 더블헤더 2차전에서 유려한 투수 리드를 선보인 박세혁. 사진=NC 제공
11일 두산 더블헤더 2차전에서 유려한 투수 리드를 선보인 박세혁. 사진=NC 제공
11일 두산 더블헤더 2차전에서 씩씩하게 공을 뿌린 김녹원. 사진=연합뉴스
11일 두산 더블헤더 2차전에서 씩씩하게 공을 뿌린 김녹원. 사진=연합뉴스

박세혁은 이중 개인 통산 두 번째 1군 경기 등판에 나선 김녹원을 향해 “오늘 너무 고마웠다. 어린 투수인데 주눅들지 않고 잠실야구장에서 씩씩하게 던졌다. 계속 고맙다고 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야구 선수에게 고마운 것은 고마운 것이다. 그런 한 마디에 조금 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야수진의) 호수비도 많았다. 수비수들에게 고맙다 말해주고 싶었다. (최)성영이가 승리를 챙기는데, 수비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덕분에 버티고 이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2012년 5라운드 전체 47번으로 두산의 부름을 받은 뒤 2023시즌부터 NC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박세혁은 우투좌타 포수 자원이다. 지난해까지 프로 통산 952경기에서 타율 0.254(2354타수 598안타) 31홈런 30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4를 작성했다. 2019년에는 주전 안방마님으로 두산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다만 최근에는 김형준이 주전 안방 마님으로 자리 잡으며 많은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타석에 자주 서지 못하다 보니 타격감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 다행히 이날은 달랐다. 천금같은 결승타를 작렬시키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11일 두산 더블헤더 2차전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박세혁. 사진=NC 제공
11일 두산 더블헤더 2차전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박세혁. 사진=NC 제공

박세혁은 “제가 타석에 자주 들어가지 못한다. 타율도 낮지만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 고참으로서 팀이 이기는데, 연승을 이어가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줄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그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 고참이기에 어디에 말할 수도 없었다. 많은 분들이 비판하실 수도 있다. 프로 선수는 성적이 떨어지면 한 마디 들어야 하는 것이 맞다. 자존감이 떨어지고 있다 생각했는데, 기분 좋은 적시타가 나와 좋다. 그저 제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었고, 도움이 됐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 느낌이 괜찮은 것 같다. 밸런스도 괜찮아지고 있다. 잘 유지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올해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NC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기나긴 원정 생활에도 지치지 않고, 상대 팀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박세혁을 비롯한 베테랑들의 존재감이 있다. 최근 만났던 한석현은 “형들이 다 잘 챙겨준다. (권)희동이 형, (박)건우 형, (박)민우 형, (박)세혁이 형, (손)아섭이 형들에게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데, 큰 도움이 된다. 팀 분위기도 좋게 만드시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세혁은 “우리 팀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 고참들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 그 역할을 제대로 안 해주면 어린 선수들이 베테랑 많은 팀들과 붙을 때 주눅이 든다”며 “저도 주로 벤치에 앉아 있지만, 더그아웃에서 어린 투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어떤 상황에서 이렇게 던져봐라’는 조언도 한다. 고참들이 정말 노력 많이 하고 있다. 기다려 주시면 순위가 더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목지훈(왼쪽)을 비롯한 어린 투수들을 잘 이끌고 있는 박세혁. 사진=NC 제공
목지훈(왼쪽)을 비롯한 어린 투수들을 잘 이끌고 있는 박세혁. 사진=NC 제공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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