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일영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창원 LG는 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24-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76-71로 승리했다.
잠실 2연전을 모두 승리한 LG. 그들은 창원에서 창단 첫 우승을 노릴 기회를 얻었다. 그 중심에는 허일영이 있었다. 그는 2차전에서 12점 3리바운드를 기록, 맹활약했다.

허일영은 “원정 2연승은 정말 크다. ‘세바라기’ 덕분에 힘을 얻었고 2연승을 할 수 있었다. 정말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친정’ SK와의 맞대결은 여러 의미가 있다. 허일영은 지난 여름 SK를 떠나 LG로 왔고 챔피언결정전에서 다시 만났다. 그리고 1, 2차전 모두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허일영은 “SK라서 더 집중했다면…, 없다고 하면 거짓말 아니겠나(웃음). 다 끝나고 속마음을 이야기하겠다. 중간에 그러면 안 된다. 다 끝낸 뒤 이기든 지든 시원하게 말하고 싶다. 지금은 SK를 자극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허일영의 강점은 역시 슈팅이다. 그는 LG가 위기일 때마다 멋진 3점포를 성공시켰다. 특히 3쿼터 2개의 3점슛은 균형을 무너뜨리는 ‘빅 샷’이었다.
허일영은 “나의 강점이다. 항상 준비하고 있었다. 챔피언결정전인 만큼 눈치 볼 것 없이 던져야 한다. 잘 들어갔고 그렇기에 더 자신감이 있었다. 경기 전 연습 때부터 멀리서 던진 게 잘 들어갔다. 덕분에 잘 보여준 것 같다”고 밝혔다.

LG 이적 후 예전과 같이 많은 출전 시간을 얻지 못한 허일영. 분명 속상한 시즌이 될 수 있지만 그는 인내했고 결국 중요한 순간에 빛났다.
허일영은 “시즌을 치르며 속은 많이 상했다. 일단 많이 뛰지 못했다. 나이도 있고 어린 선수들이 뛰어야 하는 팀 아닌가. (조상현)감독님과 대화하면서 의견을 주고받았다. 점점 더 좋아졌다.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찾아가서 소통했다. 준비는 계속하고 있었다”며 “코치님들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몸 관리를 잘해줘서 컨디션은 좋았다. 5분, 10분 상관없이 베스트 전력의 체력 안배만 생각하고 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좋다”고 전했다.
새로 이적한 팀에서 주장이 된다는 건 쉽지 않은 일. 그러나 허일영은 그 누구보다 이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겸손했다. 그리고 어린 선수들을 칭찬했다.
허일영은 “경기를 많이 뛰는 선수들은 스스로 관리를 잘한다. 크게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오히려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쉬라고 할 정도다. 쉬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며 “플레이오프 때는 걱정이 컸는데 4강 1차전부터 의미가 없게 만들더라. 긴장하지 않고 정말 잘했다”고 바라봤다.
양준석, 유기상에 대해선 “팀 시스템 자체가 선수 관리가 잘 되어 있다. 크게 걱정할 일이 없다. 부상만 조심하자고 했다. 스스로 잘하는 것 같다. 쉬는 날에 맛있는 거나 좋은 음식을 먹고 잘 쉰다. 우리 때와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할지 몰랐다”며 극찬했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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