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군단 1선발’ 로건 앨런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NC 다이노스에게는 뼈아픈 소식이다.
로건은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 NC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1회말 송찬의(삼진), 문성주(2루수 땅볼)를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챙겼다. 오스틴 딘과 문보경에게는 각각 우중월 안타, 볼넷을 내줬으나, 박동원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2회말도 무난했다. 구본혁의 타구에 유격수 김주원의 포구 실책이 나오며 출루를 허용했지만, 이주헌을 삼진으로 묶었다. 이어 포수 김형준의 도움을 받아 2루 도루를 시도하던 구본혁을 잡아냈으며, 박해민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신민재를 3루수 땅볼로 요리했다.
3회말에도 실점은 하지 않은 로건이다. 송찬의, 문성주를 유격수 땅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스틴과 문보경에게는 차례로 볼넷과 폭투, 볼넷을 범하며 2사 1, 2루에 몰렸으나, 박동원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4회말에도 불안 불안한 투구가 이어졌다. 구본혁(3루수 땅볼)과 이주헌(삼진)을 막아냈지만, 박해민에게 우중월 안타 및 2루 도루를 헌납했다. 이후 신민재에게도 볼넷을 내준 뒤 박해민에게 3루 도루까지 허용했으나, 송찬의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가까스로 실점하지 않았다.
결국 5회말을 넘기지 못했다. 문성주의 2루수 방면 내야 안타와 오스틴의 좌전 2루타, 문보경의 사구로 무사 만루와 마주했다. 여기에서 박동원을 2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그 사이 문성주가 홈을 밟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그러자 NC 벤치는 우완 손주환으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손주환이 승계 주자들에게 홈을 허락치 않으며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최종 성적은 4.1이닝 5피안타 5사사구 6탈삼진 1실점. 총 99개의 볼을 뿌린 가운데 패스트볼(25구), 커터(25구), 슬라이더(21구), 체인지업(10구), 커브(9구), 투심(9구)을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측정됐지만, 제구가 흔들려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아직까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에도 적응하지 못한 모양새. 팀이 0-1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결국 NC가 0-3으로 패함에 따라 로건은 패전투수가 됐다.
2015년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231번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부름을 받은 로건은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을 거친 좌완투수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45경기(선발 15경기·124.1이닝)에서 5승 11패 평균자책점 5.79를 작성했으며,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91경기(선발 134경기·740.2이닝) 출전에 45승 35패 평균자책점 4.50이다.
지난해 말 NC는 이런 로건과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4만 달러, 연봉 56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의 조건에 손을 잡았다. 당시 임선남 NC 단장은 “로건은 퀄리티 높은 변화구를 통해 영리한 투구를 하는 선수”라며 “마운드 위에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투수로 팀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이다. 내년 시즌 라일리 톰슨과 함께 활약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후 로건은 미국 애리조나 투손 및 대만 타이난에서 진행된 CAMP 2(NC 스프링캠프)에서 좀처럼 구속이 올라오지 않아 우려를 불러 일으켰으나, 시범경기 기간 140km 중반의 패스트볼을 뿌리며 1선발로 낙점 받았다.
하지만 로건은 정규리그 들어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23일 LG전 전까지 성적은 5경기 출전에 3패 평균자책점 4.44. 초반에는 분명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불운에 시달렸지만, 최근에는 본인이 흔들리는 모습이 잦아지고 있다. 1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2이닝 4피안타 4사사구 2탈삼진 6실점 4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도 주춤하며 4패째를 떠안게 됐다.
올 시즌 초반부터 고군분투 중인 NC는 투수진, 그 중에서도 선발진이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로건과 더불어 라일리, 신민혁, 이용찬 등이 버티고 있지만,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까닭이다. 현재 8승 13패로 9위에 머물고 있는 NC가 중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로건의 반등이 절실하다. 과연 로건이 다음 등판에서는 쾌투하며 KBO리그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을 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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