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설공단이 ‘에이스’ 이혜원과 ‘슈터’ 김다영, ‘철벽’ 김수연 골키퍼의 활약을 앞세워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3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부산시설공단은 19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신한 SOL페이 2024-25 핸드볼 H리그 여자부 준플레이오프에서 경남개발공사를 27-26으로 꺾었다. 이로써 2022-23시즌 이후 다시 플레이오프 무대를 다시 밟게 됐다.
승부는 종료 10초 전까지도 예측 불가능한 접전이었다. 부산시설공단은 무승부일 경우 탈락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마지막 공격 기회를 살려냈다. 경기 종료 직전, 이혜원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에 극적인 승리를 안겼다.

이날 부산시설공단 공격의 중심은 단연 이혜원이었다. 정규리그 득점왕 경쟁자답게, 중요한 순간마다 팀을 구하는 골을 성공시키며 무려 11골을 터뜨렸다. 특히 후반 막판 26-26 동점 상황에서 승부를 가르는 골을 책임지며 명실상부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김다영 역시 경기 내내 날카로운 슛 감각을 뽐내며 7골을 넣었다. 그녀의 득점 중 다수는 흐름을 끊고 분위기를 뒤집는 결정적인 순간에 터졌으며,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동점골도 그녀의 손끝에서 나왔다.
수문장 김수연 골키퍼는 이날의 MVP였다. 경기 내내 상대 공격을 묶는 선방쇼를 펼쳤고, 특히 마지막 1분 동안 기록한 연속 두 차례 결정적인 세이브는 부산시설공단의 승리를 완성지었다. 김수연은 1골과 11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최후의 보루로 빛났다.
김수연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너무 간절하게 준비한 경기였고, 마지막까지 한마음으로 뛰어서 이긴 것 같다. 지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았는데 마지막에 막아내서 기쁘다. 삼척시청과의 플레이오프도 간절한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초반은 양 팀 모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실수가 오가는 가운데, 정가희의 선제골로 부산시설공단이 먼저 포문을 열었지만, 경남개발공사는 최지혜의 7미터 드로와 이연송, 김소라의 연속 득점으로 흐름을 되찾았다.
경남개발공사는 저돌적인 돌파와 연이은 7미터 드로를 통해 손쉽게 득점을 이어갔고, 부산시설공단은 중거리 슈팅이 번번이 막히며 고전했다.
한때 스코어는 8-4, 경남개발공사 네 점 리드했지만, 이혜원의 연속 득점으로 8-6까지 따라붙은 부산시설공단은 이후에도 김다영의 득점으로 1골 차까지 추격하며 전반을 13-12로 마무리했다.
후반 초반도 팽팽한 공방이 이어졌다. 부산시설공단은 김수연 골키퍼의 연이은 선방으로 경남개발공사를 15득점에서 묶어두며 흐름을 가져왔다. 이어 김다영의 깜짝 중거리 슛과 송해리의 역전골로 16-15 리드를 잡았다.
수적 우위까지 더해지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온 부산시설공단은 김수연의 엠프티 골로 19-17까지 앞섰지만, 곧바로 오사라 골키퍼 역시 엠프티 골을 성공시키며 다시 20-20 균형을 맞췄다.
경남개발공사는 문수현의 2분 퇴장으로 다시 수적 우위를 점했고, 최지혜와 오사라의 연속 득점으로 23-20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부산시설공단은 포기하지 않았다. 김수연 골키퍼의 선방에 힘입어 권한나, 김다영, 이혜원이 연달아 득점, 23-2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경남개발공사의 선수 교체 실수를 틈타 권한나의 7미터 드로로 24-23 재역전에 성공했다.
경남개발공사는 중앙 수비와 오사라 골키퍼의 활약으로 다시 흐름을 되찾아 26-24로 앞섰지만, 이혜원의 골에 이어 김다영이 40초를 남기고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종료 10초 전, 이혜원이 혼전 상황 속에서 결승골을 꽂아넣으며 부산시설공단이 27-26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부산시설공단 신창호 감독은 “초반에 몸이 무거워 걱정했지만, 그동안 쌓인 조직력이 위기에서 드러날 거라 믿었다. 선수들이 후반에 준비한 대로 잘 해줬다. 경남개발공사뿐 아니라 플레이오프 상대 삼척시청을 위한 준비도 되어 있는 만큼, 끝까지 올라가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경남개발공사는 최지혜가 무려 14골을 넣으며 분투했지만, 마지막 순간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오사라 골키퍼 역시 11세이브에 2골을 직접 기록하며 만점 활약을 펼쳤으나 팀을 구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부산시설공단은 이제 21일 플레이오프에서 강호 삼척시청과 맞붙는다.
[서울 송파=김용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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