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4월 말 돌아온다. 이미 공 던지는 것과 타격은 시작했다.”
미국 언론과 일부 관계자들은 김하성(템파베이)의 올 시즌 조기 부상 복귀를 은근히 부정적인 시선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자유계약선수(FA) 이적 시장 거취에 물음표를 보냈다. 하지만 그런 시선과 달리 실제 김하성은 이미 빠른 복귀를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김하성과 2년 최대 3100만달러(약 425억원)에 계약했다. 2026시즌 계약 이행 여부는 선수가 선택하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됐다”며 공식 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이어 템파베이는 화상 기자회견을 열었고 20여개 이상의 언론이 해당 행사에 참여했다. 김하성은 에릭 니엔더(41) 템파베이 야구단 사장과 함께 차례로 원격으로 모습을 드러내 템파베이 입단 배경과 올 시즌 포부와 현재 상태 등을 밝혔다.
김하성의 영입을 이끈 니엔더 템파베이 야구단 사장은 “우리 팀은 이적 시장이 열리자마자 김하성에게 일찍부터 관심을 보였다. 김하성이 재활과 회복을 거쳐 우리 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를 확신한 끝에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됐다”며 김하성 영입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니엔더 사장은 “샌디에이고에서 몇 년 동안 김하성이 뛰는 모습을 지켜본 이들은 그가 엄청나게 재능 있는 선수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극찬한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팀 승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를 데려왔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비록 개막전은 함께하게 되지 못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않았으면 한다”는 기쁨의 소회와 함께 바람도 덧붙였다.
곧바로 마이크를 이어 받은 김하성은 “(템파베이란) 팀에 합류해서 정말 기대된다. 내게 부상이 있었음에도 (구단이) 좋은 계약을 해줘서 고맙다. 열심히 준비해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단 소감을 전했다.
2023시즌 김하성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고 커리어 하이 성적을 내자 많은 미국 언론은 예비 1억 달러 FA 후보로 그를 꼽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지난해 2023년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고 시즌 막바지 어깨를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결국 당장 계약 총액이나 규모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 하지만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상호옵션 발동(800만 달러 규모)을 실행해 잔류하는 방안을 선택하지 않고 FA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해가 바뀌도록 좀처럼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결국 1년 정도의 단기 계약을 맺는 방안이나 3~4년 정도의 적은 규모의 장기계약을 맺는 차선책이 대안이 될 것이란 예측들이 언론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하성의 최종 계약은 이 모든 예상을 뒤엎는 2년 계약이었다. 그것도 올해 1300만 달러(약 189억원) 연봉을 받고 200만 달러(약 29억원) 규모의 인센티브가 포함된 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이 있는 계약이다. 올해 최대 1500만 달러(약 219억원)을 받을 수 있고 내년에는 옵트아웃을 하지 않으면 1600만 달러(약 233억원)를 받는 실질적인 1+1년 계약이다.
사실상 김하성이 FA 재수를 택한 셈인데 올해 만약 부상 여파로 활약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1년을 더 도전할 수 있는 보험도 들었다. 현재 상황에서 김하성이 할 수 있는 사실상 최상의 선택을 한 셈이다.
입단 팀도 전혀 예상밖의 팀이었다. 그간 저비용 고효율 팀을 추구하며 적은 예산으로 구단을 운영해왔던 템바페이는 역대 최고 연봉 수준의 금액을 김하성에게 쓴다. 실제 인센티브를 제외한 1300만 달러의 연봉만으로도 김하성은 올해 템파베이 최고연봉자가 됐다.

김하성은 “탬파베이에서 계약을 제시했기에 어려움 없이 선택했다. 너무 좋은 팀에 합류하게 돼서 영광이다. 좋은 팀에서 좋은 계약을 하게 도와준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에게도 감사하다”고 탬파베이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스캇 보라스 에이전트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하성 개인으로는 외부의 시선과 달리 크게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김하성은 “계약이 늦어지는 것은 내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서 “내가 재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계약 시점에 대해서 크게 상각하지 않았고 보라스가 잘 해줄 것이라고 믿으면서 재활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김하성의 전 소속팀인 샌디에이고 구단 수뇌부 등의 말을 빌려 김하성의 이른 복귀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은근히 올 시즌 기여도가 적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부정적인 전망들이었다.
결국 FA 재수를 위한 관건도 어느 시점에서 어떤 모습으로 복귀할 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김하성은 “수술이 너무 잘 됐다. 순조롭게 재활 일정대로 잘 나아가고 있다. 컨디션이 좋은 상태다. 공도 던지고 타격도 시작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 같다”면서 ”구단과 계속해서 대화 하면서 건강한 시기에 최대한 빠르게 복귀를 하고 싶다. 이르면 4월 말에서 5월 초 안에는 복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예상 복귀 시점을 설명했다.
등번호 7번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김하성은 “7번은 정말 좋은 번호다. 이 번호를 항상 달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 나랑 잘 어울리는 번호가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밝은 표정으로 새로운 템파베이 7번으로의 시작을 알렸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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