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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일터 '내곡늘봄카페' "일하는 재미에 벌이도 쏠쏠"

60세이상 어르신 100명 근무
5천원에 커피·파크골프 즐겨
인근 직장인 등 쉼터 명소로

  • 안병준
  • 기사입력:2025.06.06 17:33:04
  • 최종수정:2025-06-06 19: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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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내곡느티나무쉼터(노인복지관) 1층에 자리 잡은 '늘봄카페 2호점'에서 어르신들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안병준 기자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내곡느티나무쉼터(노인복지관) 1층에 자리 잡은 '늘봄카페 2호점'에서 어르신들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안병준 기자


지난 5일 찾은 서울 서초구 내곡느티나무쉼터(노인복지관) 1층 '늘봄카페 2호점'.

점심을 막 해결하고 복지관을 찾은 어르신들 외에도 인근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몰려와 주문이 쏟아졌다. 편안한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단돈 2500원에 불과한 아이스아메리카노 가격이 고객의 마음을 훔칠 만했다. 무엇보다 이곳이 특별한 것은 알바생들이 모두 60세 이상의 어르신이라는 점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알바생은 '8학년 3반(83세)'이다.

현재 서초구 내에는 늘봄카페가 총 6곳 운영되고 있으며 약 150명의 어르신이 쏠쏠한 용돈벌이를 하며 자아 실현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늘봄카페 2호점은 가장 많은 어르신들이 일하면서도 자체 수익도 높아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곳에서 일하는 어르신은 카페 48명, 베이커리 49명 등 총 97명이다. 어르신들은 커피 또는 제과·제빵 교육을 이수한 후 주 1회 6시간씩 일하게 된다. 카페를 찾는 고객이 늘어 매출이 오르다 보니 기본 수당 외에 추가 인센티브도 어르신들에게 제공 중이다.

햇수로 벌써 3년째 늘봄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현경희 씨는 "남편이 집보다 카페가 더 좋냐고 시샘하기도 하는데 일하면서 자연스레 힐링이 된다"면서 "2~3일 더 나와서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늘봄카페는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인근 직장인은 물론, 어르신들의 쉼터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초구립 느티나무쉼터를 담당하는 박하늘나라 관장은 "2019년 시작한 늘봄카페 2호점은 작년에 리모델링을 통해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월평균 30%가량 올랐다"면서 "느티나무쉼터 이용자뿐만 아니라 인근에 코트라, 현대차·기아 등 직장인들도 점심에 찾는 명소가 됐다"고 귀띔했다.

쉼터 내에 지난해 12월 개관한 '실내 스크린파크골프' 시설도 카페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서초구민 4명이 모이면 1인당 3000원만 내고 2시간 이용할 수 있다. 늘봄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이 2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단돈 5000원으로 파크골프와 카페를 같이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쉼터에는 늘봄카페와 실내파크골프연습장 외에도 디지털 기기에 쉽게 접근하고 체험할 수 있는 IT체험존이 준비돼 있고, 평생교육프로그램, 법률·세무 등 다양한 상담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앞으로도 서초구만의 특색 있는 어르신 정책들을 통해 '나이 드는 것이 즐거운 서초'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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