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일본에 대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괴담이 퍼지면서, 대만·한국·홍콩 등에서 일본행 항공 예약률이 급감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여행 분석업체 포워드키스(ForwardKeys)는 올해 홍콩발 일본행 항공편 예약이 전년 대비 50% 줄었으며, 특히 6월 말~7월 초 예약은 무려 83%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불안은 일본 만화가 타츠키 료의 작품 ‘내가 본 미래’에서 비롯됐다. 1999년 출간된 이 만화는 작가가 꾼 예지몽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예견하며 입소문을 탔다. 특히, 책 속에 “2025년 7월 일본에 대재앙이 닥친다”는 내용이 있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공포심을 키우고 있다.

2021년 재출간된 해당 도서는 현재까지 100만 부 가까이 판매됐으며, NHK는 “이 만화를 다룬 유튜브 영상만 1,400개 이상, 총 조회수는 1억 회를 넘는다”고 전했다. 일부 영상은 화산 폭발, 유성 충돌 등 극단적인 재해 시나리오까지 언급해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8월 지진학자들이 태평양 연안에서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자, 당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예정된 해외 순방 일정을 취소한 일이 겹치며 우려가 증폭됐다.

결국 일본 여행 수요도 타격을 입었다. 홍콩의 그레이터베이항공은 “벚꽃놀이와 부활절 연휴 등 전통적인 여행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일본행 수요가 평년보다 저조하다”고 말했다. 홍콩의 한 여행사 관계자도 “해당 만화가 사람들의 여행 심리에 영향을 줬다”면서 “4~5월 예약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장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이 태평양 ‘불의 고리’에 위치해 지진 위험이 높은 지역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진의 발생 시기나 위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인 미야기현의 무라이 요시히로 주지사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괴담이 지역 관광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런 이야기에 휘둘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타츠키 료는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 만화가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불필요한 불안에 휘둘리기보다는 전문가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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